[기자수첩]오얏나무 아래서 갓 고쳐 쓴 감사원

[기자수첩]오얏나무 아래서 갓 고쳐 쓴 감사원

전혜영 기자
2011.06.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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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고요하던 감사원이 '태풍의 눈'이 됐다.

최근 열흘 사이 감사원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의를 구성하는 6명의 감사위원 중 1명이 옷을 벗었고, 2명은 직무상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다음 타자'는 누구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 말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금품 수수 혐의로 긴급 체포됐을 때만 해도 감사원은 '개인 차원의 부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창설 48년 이래 사상 처음으로 현직 감사위원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안팎의 호들갑에 대해서도 "은 전 위원이 정치적 연줄로 내려온 낙하산 인사라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뒤이어 배국환 위원이 비위업체 측과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저축은행 감사 주심이던 하복동 위원이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윤여성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정황이 알려지자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감사원은 일단 '감사운영개선대책 TF'를 꾸리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감사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부당한 압력이나 로비를 받으면 즉시 감찰관에게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 등 감사관 개개인의 독립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심 억울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은 전 위원 체포 이후 악의적인 감사원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배 위원은 비위업체 측 법률대리인이자 전직 감사위원 출신 인사를 감사기간 중 수차례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대상자로부터 소명을 듣는 것은 일반적인 감사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윤여성씨로부터 골프 접대를 포함한 로비 시도를 받았다는 하 위원은 "청탁을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위원들의 해명이 다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감사원은 명실상부 국가 최고의 감찰기관이자 마지막 보루다. 오해를 살만한 행동은 처음부터 없어야 한다. 뒤늦게 어떤 말을 하던 변명 이상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 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국민의 신뢰를 담보로 하는 감사원 공직자라면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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