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유럽 버핏세 검토, 韓도 논란 본격 점화

美·日·유럽 버핏세 검토, 韓도 논란 본격 점화

김경환 기자, 유영호
2011.11.25 06:59

"세수효과 미지수, 세수 확대 방안 찾아야"vs"훼손된 조세 균형 회복할 기회"

'버핏세'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우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8월 뉴욕타임스(NYT) 컬럼을 통해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올랐다.

◇美·日·유럽 버핏세 도입 검토=버핏 발언 이후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논의하면서 연소득 100만 달러(약 11억50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층에게 중산층보다 세금을 더 매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부가세 논의로도 발전, 지난달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대대표가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 가구에 5.6%의 부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총리 자문기구인 세제조사회에서 부유층을 대상으로 소득세율과 상속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담뱃세 인상도 저울질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버핏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페인은 한시적으로 70만유로(약 10억 원) 이상 재산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별재산세를 부과했다. 프랑스는 연간 소득 50만유로 이상 고소득층에 대해 세율을 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효과 미지수, 세수 확대 방안 찾아야=우리나라에서도 버핏세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조세 체계는 서로 다른 만큼 버핏세의 구체적 방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소득세 최고세율 최고구간 신설'이나 '금융소득 부가세'는 세수 확보나 부의 재분배 효과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버핏세 도입보다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와 서화·골동품 등의 양도 소득에 대한 과세 등 비정상적인 세금제도를 바로 잡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재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한테 새로운 옷(버핏세)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스몰사이즈 옷을 입는 우리가 엑스라지 옷을 입는 미국 옷을 그대로 들여와 입자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논의되는 버핏세는 일반 고소득자가 아니라 금융소득에 대한 세율을 높이자는 것이며 우리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것은 금융소득이 아니라 상당수 근로 소득자에게 과세를 더 하자는 것인데 이들은 이미 최고세율을 내고 있다"며 "세금을 더 걷자는 것은 미국의 버핏세와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공정한 조세원칙 복원 기회=반면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버핏세는 부자들의 탐욕에 대한 단순한 징벌적 세금이 아니라 1970년 후반부터 시작된 불평등한 신자유주의 조세체계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라며 버핏세 도입을 찬성했다.

그는 "버핏세로 촉발된 부자들에 대한 증세는 국가 재정능력을 확대시켜 경제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선순환 관계를 복원시킬 것"이며 "'능력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공정한 조세원칙을 복원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세와 재산총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를 구분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김성호 선진경영연구소장은 "버핏세의 경우 소득이 많은 계층이 소득이 낮은 계층 보다 세금부담을 많이 한다는 것인데 국민 합의를 전제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유세의 경우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계층 간 갈등을 더욱 조장할 가능성이 있어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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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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