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년실업, 문제는 '열정의 차이'?

[기자수첩]청년실업, 문제는 '열정의 차이'?

신희은 기자
2012.11.15 16:19

"졸업, 취업시즌이 다가오면서 학력과 스펙쌓기가 만연한 우리사회의 재조명이 필요하다. 대학생 10명 중 6명이 창업의사가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커피전문점이나 식당 등 요식업에 집중돼 있다. 한중일 3국 젊은이들의 열정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이 중국보다 한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한 말이다. 10월 실업률은 2.8%로 전년대비 다소 개선됐지만 20대 후반 청년 17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고 '백수'가 됐다는 통계청 발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박 장관은 "프로야구의 경우 오랜 무명시절을 겪고 난후 MVP로 선정된 경우가 있다"며 청년들의 도전정신을 촉구했다.

기업의 고용 없는 성장이 심각한 상황이다. 최고의 학력과 스펙을 확보한 청년들에게도 취업은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명문대를 나와 남부럽지 않은 스펙을 쌓은 학생들이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바늘구멍처럼 좁아져버린 취업시장에서 '학력과 스펙쌓기' 말고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하면서 청년들만 비판만 해봐야 소용이 없다. 손쉬운 '요식업 창업'을 비판하며 우리나라 청년들이 중국에 비해 열정지수가 낮다는 박 장관의 지적도 핵심을 한참 벗어났다.

청년 대다수는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에 취직하고 소수만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에 도전한다.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은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하는 열정적인 청년들이다. 다만 거듭되는 취업 실패로 어쩔 수 없이 창업전선에 내몰리는 청년들은 부득이하게 고도의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커피전문점, 식당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퇴직한 장년층이 치킨, 호프집으로 몰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설사 객관적으로 측정한 우리나라 청년들의 열정지수가 중국 청년들보다 낮다 하더라도 나라경제를 책임지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년백수의 '열정'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금도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박재완'을 입력하면 '고용대박'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정확히 1년 전, 박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고용지표 호조를 '대박'으로 표현해 청년실업 실태를 외면했다는 거센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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