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급락하며 원화 강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로써는 원화 강세가 반갑지만은 않다.
특히 수출 중소·중견기업이 느끼는 충격은 더 크다. 대기업들은 환율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환헤지 또는 환변동보험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으나, 중소·중견기업은 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환위험에 대비한 중소기업들의 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무역보험공사가 380개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환위험에 '무대책'으로 응답한 중소기업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헤지상품에 대한 지식과 전문인력이 부족해 손 쓸 도리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아무리 많이 빠져도 1050원이고, 그 이하로 떨어지면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며 "지금도 영업한 것 이상으로 손실이 나고 있다. 미래를 전혀 알 수 없어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 정부는 설명회 등을 통해 '환변동보험'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으나 반응은 영 미적지근하다. 환헤지 금융상품인 '키코(KIKO)'와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소송을 간접 경험한 중소기업들이 가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키코 손실 책임에 대한 법적 공방은 지난 2008년 사태가 터진 이래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17일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상품 판매 은행에 소를 제기한 219개 중소기업 가운데 패소, 중도 포기를 제외한 100여개사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키코 일도 있었고 회사에 환 전문가도 없기 때문에 (환위험이 와도)어쩌질 못하고 있다"며 "특별한 대책은 없고 (원/달러 환율이)더 내려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환변동보험과 키코가 다르다는 것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환변동보험은 수출대금 입금 또는 결제시점의 환율과 보장환율을 비교해 환차손이 발생한 경우 이를 보상하고, 환차익이 발생하면 환수하는 구조다. 약정환율과 변동의 상한과 하한을 정해놓고 상한 이상으로 올라가면 약정액의 1~2배를 약정환율에 매도하는 키코와는 차이가 있다.
한진현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150여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연 '환율 대응 전략 및 무역보험 설명회'에서 "환율 하락 등으로 우리 기업의 무역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환율 변동을 무역활동에서 피할 수 없는 리스크로 인식하고,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등 각종 환위험 관리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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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키코는 수출 대금 받은 것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환투기이기 때문에 공사가 대행하는 환변동보험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이를 모르거나 이해를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강조해서 설명하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