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한 바도 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좀 황당하네요."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이KT&G(176,200원 ▲5,200 +3.04%)의 OB맥주 인수 참여를 보도하자 KT&G 내부에서 나온 반응이다. KT&G핵심 관계자는 "사모펀드 쪽에서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5일 KT&G에 따르면 전날 관련 뉴스를 최초 보도한 곳은 다우존스 통신으로, 익명의 소식통을 이용해 "KT&G의 OB맥주 인수 논의가 현재 초기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입찰액은 30억 달러"라고 전했다.
KT&G가 인수합병(M&A) 뉴스에 적극 해명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매물로 나온 웅진코웨이에 대해 인수설이 나돌자 KT&G는 "인수에 참여할 수준도 아니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코리아나화장품의 인수합병설이 돌때도 KT&G는 '눈독'을 들이는 당사자로 지목됐다.
이처럼 KT&G가 M&A설의 단골로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 풍부한 '실탄'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G는 지난해 9월 말 연결재무제표(K-IFRS) 기준으로 6075억원에 이르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자본 총계는 5조1944억원 수준으로 부채 총계 1조6015억원의 세 배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KT&G의 '사업 다각화' 시도도 M&A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실제 KT&G는 주력사업인 담배가 한계를 맞으면서 중소형 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꽃을 든 남자'로 유명한 소망화장품을 인수하고 화장품 사업 진출했다. 이어 7월에는 825억원을 들여 싱가폴의 특수목적법인인 렌조룩(Renzoluc)의 지분을 전량 인수, 인도네이사 담배회사인 트리삭티(Trisakti) 지분 60%를 확보했다. 12월에는 당뇨 등 대사질환 분야 신약개발 기업인 머젠스의 지분 60%를 30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금여력이 튼튼하고 현금보유량이 많아 M&A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며 "거기에 사업다각화라는 두 가지가 맞물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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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구원은 "예전에도 주류 관련한 M&A 얘기는 나온 적이 있지만, 담배에 주류까지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있어도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살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팔 사람들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KT&G가 사업다각화 시도를 한다는 것을 알고 M&A 때마다 외부에서 KT&G를 거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