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시간제'로 70대까지 일한다

'정규직 시간제'로 70대까지 일한다

정진우 기자
2013.06.26 14:20

[정규직 시간제, 대한민국의 실험-3]정부, 장년층 고용률 68%까지 끌어올린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지만 조기 퇴직을 당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나이 탓에 재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많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있는 일자리는 경비원이나 청소부 등 단순 노동이 대부분이네요. 퇴직 이전에 체계적인 재취업 지원이 제공됐으면 합니다."(인천거주 53세 남성)

썰물 은퇴가 예상되는 베이비부머(55~64세)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퇴직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데다, 퇴직 이후 재취업도 쉽지 않아서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아파트 경비원이나 주유소,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의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가 많은 게 현실이다.

장년층 고용대책/자료=고용부
장년층 고용대책/자료=고용부
연령별 고용률 추이/자료= 고용부
연령별 고용률 추이/자료= 고용부

◇산업화 역군 장년층, 고용률 수치는 양호하지만...

장년층의 고용률은 2002년 59.5%에서 지난해 63.1%로 3.6%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성(15~64세)은 52%에서 53.5%로 1.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고, 청년(15~29세)은 45.1%에서 40.4%로 4.7%포인트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그렇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이 일단락됐고, 베이비부머들이 다른 세대보다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정부는 5년 후 이들 장년층 고용률을 67.9%로 지난해보다 4.8%포인트 끌어 올릴 방침이다. 주된 일자리에서 오래 일하고, 퇴직 후에도 일을 통한 '제2의 인생(Second Life)' 설계가 가능토록 지원한다는게 정부 방침이다.

다만 갈수록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제성장률과 대외 불확실성, 기업들의 긴축모드 등 현실은 녹록치 않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장년들의 취업 문제도 결국 기업들의 많은 결단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며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장년층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장년층의 '정규직 시간제' 현실적인 대안

정부는 장년층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추진 동력으로 우선 퇴직 후 전직지원 및 생애 재설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최소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60세 정년제 조기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년연장 지원금 시행과 정년 및 임금체계 실태조사를 통해 이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장년층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청구권을 도입해 퇴직 이후를 대비토록 하고, 퇴직 후 멘토링과 직업훈련, 재취업 알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엔 고령인력 활용과 농어업 사업장의 만성적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파견 업종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사회공헌 일자리를 올해 1000명에서 2017년엔 5000명까지 확대할 작정이다.

특히 장년층 근로자들이 주당 15∼30시간 이내(40시간 기준 50∼75% 수준)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줄 방침이다. 중장년 취업아카데미를 통해 이들의 직업능력 개발을 돕고, 이들이 정규직 시간제로 들어갈 수 있는 직종과 관련 기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테면 만성적인 구인난에 허덕이는 농어업 사업장에 장년층 인력을 파견하는 것도 좋은 사례다.

이들이 정규직 시간제로 많이 채용되면 기업으로선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이들이 가진 기술 노하우나 각종 멘토링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아울러 장년층들의 근로 유연성이 양호해져 기업들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장년층들의 주된 일자리 이직이 평균 53세에 이뤄지고, 평균 정년은 58세, 노동시장에서 최종적으로 은퇴하는 시기가 68세"라며 "기업들이 장년층을 대상으로 정규직 시간제를 정착시켜 나가면, 이들이 갖고 있는 전문적인 식견과 노하우 등을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고 노동시장에서 최종 은퇴하는 시기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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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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