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제조업과 경제 활성화

[MT시평]제조업과 경제 활성화

박종구 기자
2013.09.11 07:07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 총투자율은 전 분기 대비 1.9% 포인트 떨어진 24.9%로 나타났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고용과 성장잠재력을 살리기 위한 제조업의 역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제조업이야말로 경제의 펀더멘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독일·중국·미국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도 탄탄한 제조업 기반 덕분이다.

국제연합(UN)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제조업 성장률 5위, 비중 6위, 규모 7위로 명실상부한 제조업 국가다. 300만원 이상을 받는 임금 근로자 비중은 제조업이 40%로 서비스업 36% 보다 높다. 고용유발효과를 보아도 제조업이 2.4개로 서비스업 0.4개를 훨씬 상회한다. 정규직 근로자 비중도 서비스업에 비해 상당히 높다.

주요국은 경제성장을 위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업이 국가재건과 중산층 육성의 핵심요소임을 역설했다. 지난 2분기 미 성장률이 당초보다 높은 2.5%를 달성한 것은 수출, 투자가 호전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5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월마트는 향후 10년간 미제품을 500억불 구매키로 하였다. 에어버스는 알라바마주에서 여객기를 제조키로 했고, 롤스로이스와 폭스바겐도 생산과 투자 확충에 나서고 있다.

5년 내 수출을 배로 늘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200만개 만들겠다는 미 정부정책은 제조업 일자리가 중산층 복원의 지름길임을 보여준다. 독일경제가 위기에 강했던 주된 이유도 제조업 중심의 수출로 무역수지 흑자를 실현했고 노사개혁으로 고용유연성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거점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노동비용을 낮추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데서 성공요인을 찾을 수 있다. 중견기업 미텔슈탄트의 안정 성장, 독일 고유의 직업훈련제도에 힘입어 독일식 장인자본주의가 활짝 만개했다.

한국경제의 강점과 글로벌 위기 이후 선진국의 정책대응을 살펴볼 때 제조업 역할이 재조명되어야 한다.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할 과제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고용유연성 확보가 시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 의하면 유연한 고용관계가 탄력적 기업경영을 촉진해 고용창출에 순기능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우리는 제조업의 대체근무나 근로자 파견이 어렵다. 2012년 파견근로자 비중을 보면 일본 1.5%, 미국 1.8%, 프랑스 2%, 영국 3%에 비해 우리는 0.4%에 불과하다. 파산위기에 몰린 미국 GM과 크라이슬러가 최근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리게 된 것도 유연한 고용과 임금체계 때문임을 유념해야 한다.

제조업 경쟁력은 생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1년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성은 OECD 국가 중 2위다. 반면 총 노동생산성은 23위로 낮다. 뿌리산업과 기반산업에 필요한 양질의 기술인력 확보야말로 생산성 향상의 첩경이다. 故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인은 전문대학, 지역대학, 기술계 고교가 제대로 육성되어야 제조업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가 80억 달러 규모의 지역대학 육성기금 조성에 나선 것도 양질의 기술인력이 제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하는 임금수준도 문제다. "국내임금과 물류비용이 높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모 대기업 회장의 경고는 의미심장하다.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제조업의 임금은 선진국을 상회하지만 생산성은 50-70% 수준이다. 기업의 해외공장 증설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해외생산 비중은 2010년 기준 16.7%로 추정된다. 선진국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장신설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해외로 이전한 제조업체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적정한 임금상승, 노사분규 자제, 과도한 기업규제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노력이 시급하다.

미 펜실베니아대 리스턴 올퍼스와 벳시 스티븐슨 연구에 의하면 실업이 줄어들고 경제가 성장할 때 사회의 신뢰도가 향상된다고 한다. 제조업이야말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한국경제를 살리는 양약(良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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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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