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

"새 정부 지역발전 정책의 시작과 끝은 국민의 행복이다."
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수준 높은 생활서비스를 지원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개발 사업 등은 투자에 역점을 둔 물량적 개발을 하다 보니 지역주민의 삶의 질에는 기여를 하지 못했다"며 "박근혜 정부는 지역 주민이 피부로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지역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농어촌이나 도시 어디든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고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며 "양적은 투자를 통한 지역발전이 아니라 이에 더해서 개인적 삶을 돌보고 수준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지역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섬세하게 '지역 행복 생활권'을 구분한 뒤 지역에서 직접 원하는 사업·정책 설계 등을 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높일 계획"이라며 ""각 지역이 능률적으로 일해 목표달성이 쉽도록 패키지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위원장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2가지 일에 집중했다. 앞으로 5년간의 지역 정책의 밑그림을 그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그것을 지역에 알리는 일을 했다. 취임 후 첫 한 달 정도는 계획 세우는데 전념했고, 둘째 달부터는 직접 현장을 돌면서 정책을 설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서울시장과 충북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을 네 차례나 역임했다. 지역정책의 최고 컨트롤타워 자리에 앉았는데 소감은.
▶일의 양은 커졌지만 질은 대동소이하다. 의사가 작은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옮겼다고 환자 치료하는 업무가 달라지나. 똑같다. 한 평생을 지방행정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가진 게 있다면 경험이다. 그 경험이 시행착오를 줄여줄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 대표 브랜드인 '지역희망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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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는 세종시·혁신도시 건설 등 기능분산형 균형발전 시책을 폈고, 이명박 정부는 광역경제권 설정을 통한 지역경쟁력 강화 시책을 추진했다. 두 정부 모두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정작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지역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새 정부 지역 정책의 핵심은 지역행복생활권이다. 이웃한 시·군끼리 연대해서 자발적으로 권역을 설장하고 역할을 분담하면서 도시든, 농촌이든 국민이 어디에서 살든 같은 내용의 일자리, 교육, 문화, 복지 서비스를 받아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섬세한 지역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새마을운동'이 다시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잘 살게 하자는 본질이야 같다. 새마을운동도 국민행복 프로젝트도 기본 목표는 국민의 행복이다. 하지만 여건이 다르면 툴(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그 때와 지금의 지역 정책은 개념자체가 다르다.
-일각에서는 '지역희망 프로젝트'가 지역의 경제적, 산업적 기반 확충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희망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지역산업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과제들을 중심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기업, 전통산업 등 지역별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U턴기업·외국인투자기업들이 지역투자를 할 수 있게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노후산업단지·농공단지를 활력있는 산단으로 재창조하고 로컬푸드·체험관광 활성화를 통해 농어촌 일자리도 확충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공약과 관련해 재원조달 문제 등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167개 지역공약 사업 중 이전 정부부터 계속사업은 71개 40조원, 신규사업은 96개 84조원 규모다. 계속사업은 사업 스케줄에 따라 연차적으로 필요한 소요예산을 반영하고, 신규사업들은 사업내용 구체화, 예비타당성조사 등 사업 준비절차를 거쳐서 순차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실적으로 지역공약에 포함된 모든 사업들을 이번 정부 임기내 모두 완료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사업비 기준 약 70%가 고속도로, 철도, 항만 등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고, 이런 사업은 공사기간만 최소 5년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 다만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사업들이라 하더라도 관계 부처·지자체 등과 협의해 타당성 있는 사업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다시 기획해서라도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5+2 광역경제권 개발 사업은 폐지되는 것인가.
▶광역경제권 개발 사업은 장기 성장선도 산업 위주의 지원으로 지역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중앙정부 주도의 사업 추진으로 지역의 자발적 협력이 저조하고 체감도도 낮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반면에 '지역희망 프로젝트'는 시·도가 자율적으로 산업협력 분야를 선정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역이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추진하는 구조다. 광역경제권 개발 사업은 중장기 사업으로 유지하되, 지역 밀착형 '지역희망 프로젝트'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정부에서 지역위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위는 지역발전 정책의 기본 방향 및 계획을 수립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다만 범부처적으로 지역 정책을 총괄·조정하고 부처·지역간 협업을 유도하는 등 지역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현재 지역발전위원회의 권한 및 위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적 정비가 완료되면 지역발전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지역 정책의 컨트롤타워로 거듭날 것이다.
-세종시 등 혁신도시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 사람들이 너무 불편하다는 불만이 많다.
▶혁신도시 사업은 부지조성 공정률 99%로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이전기관의 경우도 121개 신축대상 기관 중 107개가 착공했고, 이 중 19개 기관은 이전을 이미 완료했다. 또 공공기관 이전 초기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지난해 말 기준 혁신도시 아파트 2만9000호를 착공했고, 단계적으로 입주 중이다. 어떤 정책이든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 요인도 있다. 행정기능이 세종과 서울에 양분되면서 공무원이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어떻게 부작용을 줄이느냐 하는 것이다. 불만을 털어놓기 보다는 부작용을 줄이는 지혜를 모을 때다.

-2006년 충북지사에서 물러난 이후 7년간 공백기를 거쳐 지역위원장에 임명됐다. 박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나.
▶1998년부터 2006년까지 8년간 충북지사를 하면서 충북을 첨단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했다. 어느 정도 성취를 하고 나니 이제 내가 무엇으로 도민에게 희망을 주겠는가라는 고민이 들었다. 그 고민의 답을 못 찾아서 그만뒀다. 공직은 내가 필요로 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세상을 많이 잊고 세상도 나를 많이 잊으며 7년을 쉬었다. 그런데 나를 쓸모 있다하면서 찾는 곳이 있더라. 내 경험을 통해서 빚을 갚으라는 뜻이라고 생각해서 (지역발전위원장을)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 다만 경험 살리라는 뜻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정책이란 것이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워도 현장에 대입했을 때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계획의 성과가 없다. 그래서 현장을 잘 아는 내게 임무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
-공직생활을 44년간 했는데 가장 보람 있던 일과 가슴 아팠던 일은 무엇인가.
▶충북지사 하면서 충북을 바이오산업 전진기지로 만들었다. 1990년대 말만 하더라도 바이오란 용어가 생소할 때다. 그때 내세운 캐치프라이즈가 '바이오테크놀로지로 열어가는 유토피아', 즉 '바이오토피아'였다. 충북을 위해 과감히 모험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도 옳았다고 보고 큰 보람을 느낀다. 아쉬웠던 것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 유럽연합(EU)처럼 하나의 경제벨트로 만들고 싶었다. 벨트 속에 1억명 이상의 인구가 있다. 인구 20만 이상 도시도 100개쯤 된다. 볼륨만으로도 EU나 NAFTA에 버금간다. 그래서 중국 베이징과 서울, 일본 도쿄를 잇는 베세토(BeSeTo) 벨트를 추진했다. 그런데 협력선언을 일주일 앞두고 성수대교가 무너지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아쉬운 일이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거듭 강조하지만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민소득도 높아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수준 높은 생활서비스를 지원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농어촌이나 도시 어디든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고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 과거 물량적인 투자를 통한 지역발전이 아니라 이에 더해서 개인적 삶을 돌보고 수준을 높이는 것이 지역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것이다. 44년간 지방행정을 보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한 의미의 지역발전을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