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손잡고 한바퀴 돌면 '세계일주'..새 명물 국립생태원

가족 손잡고 한바퀴 돌면 '세계일주'..새 명물 국립생태원

서천(충남)=유영호 기자
2014.06.22 15:03

[르포]'작은 지구' 국립생태원을 가다… 축구장 92배 면적에 동물 240종·식물 4865종 '공존'

국립생태원 전경/사진=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 전경/사진=국립생태원 제공

15일 오전 충남 서천군 마서면.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을 잇는 금강하구둑을 지나 5분가량 차를 타고 이동하자 국립생태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줄지어 들어오며 연신 관람객을 내려놨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 멀찌감치 주차하고 걸어 들어오는 관람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커다란 새싹 형태로 만들어진 정문을 통과하자 웅장한 규모의 생태체험관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국립생태원의 면적은 99만8000㎡. 축구장의 92배에 달한다. 세계 5대 갯벌지역인 이곳은 당초 군장산업단지가 들어설 자리였다.

하지만 환경을 보존하자는 환경부와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서천군 등 여러 기관이 모여 논의한 끝에 국립생태원 건립이 결정됐다. 2009년 7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총 34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곳에서 기르는 동물은 240종 7942마리, 식물은 4865종 110만 그루나 된다.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사진=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사진=국립생태원 제공

탐방로를 따라 20여 분을 걷자 생태원의 본관 격인 '에코리움(Ecorium)'에 도착했다. 에코리움은 열대·사막·지중해·온대·극지 등 지구의 기후대별로 전시관을 구성했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마치 세계일주를 하는 것처럼 이곳은 지구의 대표적인 기후대별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 '작은 지구'다. 전시관 면적만 2만1932㎡로 세계 최대 온실인 영국 콘월의 '에덴 프로젝트'(2만3000㎡)와 맞먹는다.

열대 동식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열대관에 들어서자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였다. 탐방로 주변에는 짙은 녹색의 열대식물들과 함께 열대 물고기와 뱀 등을 기르는 사육장이 함께 설치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태원은 동식물을 서로 분류해 전시한다. 동물이 식물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립생태원은 동식물을 한 자리에 두고 있다. 현장 안내를 맡은 추경진 생태원 홍보팀장은 "생태계는 식물과 동물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관리의 용이성보다는 관람객에게 생태계를 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 같은 공간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대관은 에코리움에서도 가장 높은 35m의 높이로 설계됐다. 바로 30m 이상 자라는 보리수고무나무 때문이다. 국내 한 스님이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을 때 지켜봤던 그 보리수고무나무에서 종자를 얻어다가 제주도에서 기르고 있던 것을 이 곳 열대관으로 옮겨다 심었다. 지금은 키가 5m 정도지만 10년 내 30m까지 자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열대관을 찾은 한 어린이가 열대어들이 살고 있는 어항을 들여다 보고 있다./사진=국립생태원 제공
8일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열대관을 찾은 한 어린이가 열대어들이 살고 있는 어항을 들여다 보고 있다./사진=국립생태원 제공

열대관에서 사막관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갖가지 선인장과 함께 목도리도마뱀과 검은꼬리프레리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진 지중해관에는 커다란 바오밥나무와 식충식물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친숙한 온대관에는 제주도 곶자왈의 생태계를 옮겨다 놓았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말한다. 생태원에서는 이곳에 야생조류인 곤줄박이 20마리를 풀어놓았다.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극지관의 젠투펭퀸 모습./사진=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극지관의 젠투펭퀸 모습./사진=국립생태원 제공

관람객 중 어린이들이 가장 몰리는 곳은 마지막에 위치한 극지관이다. '남극의 신사'로 불리는 펭귄을 직접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국내 처음으로 들여온 젠투펭귄과 친스트랩펭귄 11마리가 살고 있다. 젠투펭귄과 친스트랩펭귄은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각각 100마리, 50마리 밖에 안 되는 희귀종이다.

국립생태원에는 에코리움 야외에도 다양한 탐방지를 조성해 뒀다. 한반도 기후대별로 특징적인 숲을 조성해 놓은 '한반도 숲'을 비롯해 수련·가시연꽃·삼백초·자라풀 등 85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습지생태원, 겨울철새들의 쉼터인 용화실못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에코리움 뒤편으로는 29개 건물의 크고 작은 유리온실이 설치돼 있었다.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식물을 재배·증식하는 시설이다. 국립생태원은 단순 전시공간을 넘어 생물·유전자원에 대한 독자적 연구도 병행하는 '에코뱅크'를 지행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서천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만 49만여명의 관람객이 국립생태원을 찾았다. 1월 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때문에 임시 휴원했다가 4월 9일 재개장한 것을 감안하면 월평균 16만명 이상이 이 곳을 찾은 셈이다.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은 "국립생태원은 세계 최초로 온실에서 동·식물을 모두 볼 수 있고 자연습지를 생태적으로 복원해 내는 등 최초로 시도된 것들이 많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생태학의 메카가 될 수 있는 경쟁력 갖출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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