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올해 저축지원 관련 국세감면의 규모가 1조8000억원으로 전체 국세감면액 33조 1694억원의 5.3%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금융소득과 관련된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은 현재 총 15개가 있고 각각 가입대상자, 가입한도, 저축 목적 및 가입가능한 금융기관 등이 서로 상이하여 이해하기 어렵고 서로 비교조차도 쉽지 않다.
또 가입한 개인이 몇 개의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에 가입했는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금액이 가입되었는지 파악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현행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은 다양한 조세지원 목적을 지녔음에도 뚜렷한 방향성이나 유사·중복성이 높다.
비과세 감면 금융상품이 일몰될 시점에서는 반복적인 일몰연장이나 유사 금융상품으로 개정돼 왔고 이 때마다 ‘서민층재산형성이나 취약계층 등에 대한 보조금성격’이라는 일몰연장 사유나 개정목적을 들어 왔다.
분명한 것은 이 제도가 서민층이나 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으로서 현재의 소비를 줄여 미래를 위한 저축을 늘리도록 장려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이러한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경감시키며, 미래에는 이 계층들이 저축으로 형성된 자산으로 보다 나은 생활이 되도록 한다는 ‘금융복지’정책의 논리를 지녔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서민층이나 취약계층에게 저축증대효과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서민층이나 취약계층이 아닌 고소득자나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지는 않는지, 매번 일몰기한이 다가 올 때마다 의문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8월 6일 정부가 2014년 세제개편안에서 세금우대종합저축은 생계형저축과 통합하여 비과세종합저축으로 명칭을 변경하되 60세 이상의 노인연령은 65세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고 비과세 한도는 3000만원에서 5000만으로 확대하며,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총급여 7000만원 이하 무주택세대주로 제한하나 소득공제 대상납입한도는 1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재설계방안을 발표했다.
필자는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점과 금융복지에 목적적합성 측면에서 정부안이 타당성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첫째 세금우대종합저축이다. 현재 2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가 가입할 수 있고 1000만원까지 세금우대가 적용된다. 이 상품은 이자소득에 대하여 9%의 세율(일반적인 세율은 14%임)을 적용함으로써 20세 이상의 성인들로 하여금 저축을 유도한다는 취지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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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민층 내지는 취약계층이라는 특정 정책수혜자의 정의가 없다. 특히 가입자가 이러한 세금우대종합저축을 가입하기 위한 의도에서 금융기관을 방문하는 경우보다는 일반 예금이나 적금을 가입하려고 은행 등을 방문할 때 은행 등의 직원이 알려줘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결국 저축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이 금융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저축을 하는데 가능하면 이 상품에 가입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주장으로 2007년 OECD가 11개 회원국의 비과세 저축상품을 대상으로 세제혜택의 분배효과를 분석한 보고서가 있다. 보고서는 국민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저축상품의 가입률이 높아지면 결국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비해 혜택을 많이 보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안은 저축효과가 적은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비하고 취약계층에 지원을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생계형저축이다. 현행 60세 이상의 노인,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및 독립유공자 등이 가입대상자로 이자소득이 과세되지 않고 한도는 3000만원이다. 이 상품은 취약계층이라는 특정의 정책수혜자를 위한 제도로서 금융복지의 취지가 분명하다. 2000년 이 상품이 신설되면서 65세의 노인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2004년 7월부터는 60세로 하향 조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현행 기초연금, 공공요금 감면 및 면제연령 등 노인복지법령상 각종 복지체계에서 적용되는 연령이 65세이고 대부분의 고액자산가가 분포한 연령이 50대 후반 60대초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다시 65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세금우대종합저축을 비과세종합저축으로 통합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현행 가입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것은 취약계층에 대한 자산형성 지원이라는 취지에 부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취약계층 지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득이나 재산 요건을 추가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주택청약종합저축이다. 무주택 세대주 근로자에 한하여 연납입액 12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가 가능한 상품인데 이는 주택구입과 자산형성 지원이라는 취지를 지니고 있다. 고소득자들이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타인 명의의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으므로 연간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하는 것은 실질적인 서민층 내지는 중산층의 주택구입을 위한 저축지원이라는 제도취지를 더욱 살릴 수 있고 소득공제 납입한도를 연간 240만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저축지원에 대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2014년 세제개편안에서 발표된 비과세 감면 금융상품 정비안은 무질서하고 유사·중복성이 높은 각종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을 새로운 금융복지의 프레임에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 평가를 내릴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