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만에 빗장 푼 수출보험, 중소기업엔 보험료 폭탄?

46년만에 빗장 푼 수출보험, 중소기업엔 보험료 폭탄?

세종=유영호 기자
2015.01.12 05:32

중기·손보업계 입장 엇갈려 진통… 2005년 시장개방 日, 외국계가 80% 장악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정부가 단기수출보험 시장을 올해 상반기 민간 손해보험업계에 개방하기로한데 대해 중소기업계와 손보업계의 입장이 엇갈려 진통이 예상된다.

◇46년만에 빗장 푼 수출보험=수출보험은 거래 상대방의 파산 등의 이유로 받지 못한 수출대금이나, 수출입금융을 제공한 금융기관이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을 보상해주는 공적 신용제도이다.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수출할 때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돈 떼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수출보험은 WTO(세계무역기구)체계 아래서 용인되는 유일한 수출진흥 정책수단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이 중 이번에 민간에 개방되는 것은 결제기간이 2년 이내인 단기보험이다. 2013년 기준 무역보험공사의 전체 보험 총 인수 실적 204조원 가운데 단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8.24%(180조원)에 달한다.

수출보험이 민간에 개방되는 것은 1969년 수출보험이 도입된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중기 '보험료 폭탄' 우려=하지만 단기수출보험 민간 개방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 참여하는 국내 손보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선진국·대기업 거래에 집중하면서 중소기업 및 신흥지역 수출거래와 같은 고위험 거래는 기피·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경우 고위험 거래는 공공기관인 무보로 집중될 것이고 건전성이 악화된 무보는 보험료를 인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지적이다.

실제 컨설팅업체 AT커니의 분석에 따르면 민간 손보사가 우량고객선택권(Cherry Picking)에 의해 대기업 및 선진국 시장을 40% 선점할 경우 무보는 약 129억원의 수익이 감소, 보험요율을 24%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단기수출보험의 민간 개방으로 중소기업계의 보험요율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단기수출보험의 민간 개방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손보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시장 개방으로 경쟁체제가 구축되면 오히려 보험요율 경쟁을 통한 보험료 인하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손보업계가 이미 국내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적하·운송·화재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어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외국계 보험사 시장 잠식 문제도=이밖에 해외 메이저 보험사의 국내 시장 잠식 문제도 논란이다.

국내 손보사와 비교해 해외리스크 조사평가 및 채권회수 경험이 풍부한 해외 보험사들이 국내 수출보험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아투라디우스(네덜란드), 코파스(프랑스), 율러 헤르메스(독일) 유럽 '빅3' 재보험사는 세계 신용보험시장의 약 85% 점유하고 있다.

실제 2005년 단기수출보험 시장을 민간에 개방한 일본의 경우 대형 손보사조차 해외 바이어 정보 및 리스크 심사 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대부분 유럽 '빅3'와의 제휴에 나섰다. 현재는 단기수출보험의 80% 이상을 사실상 이들 '빅3'가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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