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등 공공기관 이전하는 광주전남 혁신도시

"100년만의 기회요, 100년만의 기회."
지척에 광주·전남 혁신도시를 둔 나주시민의 말이다. 기자가 찾은 26일 오후 나주엔 겨울철임에도 포근한 날씨 속에 보슬비가 내렸다. 나주시청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심가에도 이따금 오가는 행인들만이 보일 뿐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도시의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들의 가슴과 의식속에는 변화에 대한 기대가 물결치고 있었다. 식당에서 만난 한 나주시민은 한국전력을 필두로 한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지방 소도시 나주로서는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발전에 더 할 수 없는 호기"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나주가 이번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도시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은 농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형성된 나주가 도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광주·전남 혁신도시는 이름 그대로 광주와 나주 지역에 걸쳐 형성됐다. 특정 지자체에 발전의 혜택을 몰아줄 수 없는 배경이 이 같은 배치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이전 공공기관은 행정구역상 모두 나주로 속한다. 한국전력과 농어촌공사 등 이미 입주한 13개 공공기관이 모두 나주쪽으로 세금을 낸다. 추가 입주할 세 곳도 마찬가지다.
배경을 들어보면 100년만의 기회라는 말이 실감난다. 전주와 나주에서 전라도라는 명칭이 비롯됐을 정도로 남부의 주요 거점도시였던 나주는 1896년 관찰사가 광주로 옮겨간 후 주도권을 인접한 광주에 내주고 군소도시로 전락했다. 이후 변변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공기관 이전과 함께 성장의 전기를 맞았다. 나주시민들이 공공기관 이전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것도 당연하다. 2012년 800억원 정도이던 나주시 세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20억원으로 늘어났다. 혁신도시에서 취득세가 대거 걷혔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에 건물들이 꾸준히 입주하면서 2019년까지 총 500억원 가량의 취득세가 추가로 걷힐 전망이다.
취득세를 한 차례 걷은 후에는 꾸준한 재산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나주시 관계자는 "8년(5년 면제 3년 50% 감면)간의 재산세 면제 및 감면기간이 끝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매년 176억원 정도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약 200억원 가량의 세금이 앞으로 매년 더 걷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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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유입은 개발을 불러온다. 유명 관광지인 금성관과 곰탕골목을 중심으로 개발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나주시는 현재 9만명 안팎인 나주 인구가 혁신도시 유입으로 약 14만~15만명까지 확대된 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이주하면서 상권도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주 전체의 연령층도 젊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더 큰 도시를 찾아 나가면서 도시 전체가 노화된 느낌이 있었는데 공기업들이 이전하면서 시내서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주지원 대책이다. 부족한 혁신도시와 나주 인프라로 인해 영구이주하지 않는 주말부부형 이주민들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인근 광주나 나주가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주시 관계자는 "공원이나 도로 공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목포 등 타 혁신도시보다 도시조성 속도가 세 배 가량 빠른 만큼 당장의 불편을 감수해주신다면 1년 후에는 정착하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