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감하는 통계기법 도입하니 예산 1400억 절감"

"국민체감하는 통계기법 도입하니 예산 1400억 절감"

대담= 서정아 경제부장 , 정리= 정진우, 김민우
2015.03.20 06:30

[인터뷰]박형수 통계청장 "통계의 저변 확대 위해 국가통계허브 구축"

'전통시장'과 '통계분석'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통계는 최첨단 대형마트에서 재고정리나 상품진열 할때나 쓰이지, 전통시장에서 활용한다는 생각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박형수(48) 통계청장의 생각은 다르다. 두달에 한번씩 전통시장을 찾는다는 그는 이곳에서 통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주로 상인연합회를 통해서다. 상권분석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하고, 통계를 활용한 영업이 가능토록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박 청장은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통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마케팅이나 영업 분야에서 작은 기업도 대기업처럼 성공할 수 있도록 현장 간담회를 통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박 청장은 "통계를 너무 어렵게 생각한 나머지 통계를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살아있는 통계를 통해 의사결정이나 정책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과 중소기업할 것 없이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박 청장을 만나 통계에 대한 철학과 우리나라의 통계정책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박형수 통계청장이 19일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형수 통계청장이 19일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우리나라 국민들의 통계 활용도는 어떻습니까.

▶ 통계청에 와보니 통계를 사용하는 국민들이 이렇게 적을 줄은 몰랐습니다. 통계는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 하는 것 같아요. 통계의 저변을 넓혀야 합니다. 취임 후 지난 2년동안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통계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통계가 국민들의 체감과 달라 통계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예를들면 고용과 물가, 소득통계 등 주요통계에 대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표개발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고용보조지표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통계도 만들어냈죠.

- 올해는 인구주택총조사가 있는 해라고 들었습니다.

▶ 인구주택총조사라 불리는 센서스는 대한민국 영토 내의 모든 인구와 가구, 주택 등을 조사해 저출산과 고령화 등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기초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통계조사입니다. 센서스가 통계중의 통계라고 할 수 있죠. 1925년부터 매 5년마다 조사원이 모든 집을 직접 방문해 조사하고 그 결과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맞벌이 가구나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조사원이 가구를 방문해도 집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고, 방문한 조사원에게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등 현장조사에 어려움이 늘고 있습니다. 조사 예산도 매 주기마다 50%이상 증가해 지난 2010년 총조사땐 1800억원 이상 투입됐습니다.

- 그래서 90년만에 조사방식을 등록센서스로 바꾸는 건가요?

▶ 네 맞습니다. 올해부턴 지난 90년간 현장조사 방식으로 작성되던 총조사를 11개 기관의 21종 행정자료를 활용해 통계를 생산하는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통계방식을 바꿔 국민들의 응답 부담도 줄여주고, 국가예산도 1400억원 이상 절감할 계획입니다.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작성되는 기본통계 이외에 필요한 세부·심층 항목에 대해선 20% 표본가구를 선정해 기존처럼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지난 8년동안 등록센서스를 준비해왔고, 이제 실전 투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 인구주택총조사가 우리 경제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 인구주택총조사는 정책수립과 민간연구, 통계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국가의 기본통계로 우리 경제나 삶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죠. 우선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과 '지역경제활성화 계획' 등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 설계를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장래 인구와 가구의 추계, 출산률, 노령화지수, 주택보급률 등 유용한 정보도 알 수 있죠. 기업의 상품개발과 연구, 마케팅 전략 수립 등에서도 인구와 주택에 관한 신뢰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합니다.

박형수 통계청장이 19일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형수 통계청장이 19일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요즘 빅테이터가 우리 생활속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 최근 인터넷 검색기록과 각종 센서, 모바일 디바이스의 위치기록 등을 활용해 막히지 않는 도로를 알려주는 빅데이터 활용기술이 인기입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트렌드를 분석해 맞춤형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도 눈에 띄는 등 빅데이터 분석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통계청도 이런 변화에 맞춰 통계 분야에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지난해엔 빅데이터를 활용한 온라인 물가작성시스템을 구축해 3월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된 가격정보를 매일 분석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는 이렇게 수집된 가격데이터를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민간에 개방하고 있죠.

- 통계청이 빅데이터 주무부처인 셈이군요.

▶ 그렇죠. 통계청이 수집한 각종 정보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대한 신속한 모니터링을 하고, 물가 예측에 활용하기 위한 일일물가지수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또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한 하루 이동인구 분석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도시의 성별, 연령별, 시간대별 이동인구 패턴 등을 분석해 정책적 지표로 활용할 방침입니다.

- 각 부처별로 통계자료를 쏟아내고 있는데, 통합해서 관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 우리나라 통계생산 방식은 분산형 제도를 따르고 있습니다. 각 기관별로 전문성을 활용해 다양한 통계를 국민생활과 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작성하고 있죠. 통계청에선 각 부처의 통계에 대해 작성 전부터 통계승인이란 제도를 통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통계가 작성된 후엔 품질진단을 통해 통계작성과정 전반에 대한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통계를 통합해 관리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개별통계의 특성에 맞도록 특화시키는 것이 더욱 필요합니다. 통합 관리가 필요한 통계에 대해선 지금도 여러 기관이 서로 협력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경우엔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함께 만듭니다.

-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실 정책을 소개해주세요.

▶ 국가통계의 혁신적 발전을 위해 두가지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지난해부터 관계부처 협의하에 준비하고 있는 국가통계 허브 구축입니다. 국가통계 허브란 엄청난 정보의 보고인 국가통계를 누구나 지금보다 더 손쉽게 공유하고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보다 많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통계 작성을 하는 것이죠. 이용자가 원하는 통계를 쉽게 찾아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계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또 하나는 'Post-2015 개발 어젠다'와 관련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통계혁신입니다. 'Post-2015 개발 어젠다'는 2016~2030년까지 적용될 글로벌 통계 개발목표로 유엔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경제와 사회, 환경 부문을 모두 포괄하는 거대한 프레임을 담고 있습니다. 오는 9월 UN총회시 최종 채택을 위해, 현재 각국 대표단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형수 통계청장이 19일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형수 통계청장이 19일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형수 통계청장(48)은 한국은행과 한국조세연구원 등에서 실무와 연구를 해온 재정전문가다. 박 청장은 역대 통계청장 중 최연소 타이틀을 갖고 있다.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 입행, 외환관리부와 국제국, 조사국 등을 거쳤다. 한은 업무 특성상 통계 실무 경험을 쌓은 셈이다. 행원 시절인 1994~1998년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한국조세연구원으로 옮겨 세수재정추계팀장, 재정분석센터장, 예산분석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3년엔 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 재정 정책에 대한 조언을 했다.

△전남 화순(47세) △광주 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UCLA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외환관리부·조사국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 △한국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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