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도권매립지 연장, 행정심판까지 간다

[단독]수도권매립지 연장, 행정심판까지 간다

세종=유영호 기자
2015.06.23 06:20

서울시·환경부, 의무이행심판 청구…박원순·유정복·남경필 '잠룡 3인방' 리더십 타격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현황./자료=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현황./자료=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정부와 서울시가 수도권매립지 사용시한 연장을 놓고 인천시를 대상으로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로 했다. 4자협의체 합의를 기다리기에는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다. '통 큰 합의'를 선언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은 나란히 리더십에 상처를 입으며 체면을 구기게 됐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환경부와 서울시는 7월 초 인천시에 3매립장 등에 대한 공유수면 매립을 승인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수도권매립지 공유수면매립실시계획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는 사실상 수도권매립지의 사용시한 연장을 의미하는 조치로, 인천시가 반려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반려 즉시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인천시를 대상으로 한 의무이행심판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의무이행심판은 행정기관의 위법·부당한 거부 처분에 대해 일정한 처분을 하도록 하는 행정심판이다. 승소할 경우 자동적으로 실시계획 변경을 승인받은 효과가 발생한다. 인천시는 처분을 내린 당사자라는 점에서 행정심판에서 패소하면 항소할 수 없다.

서울시는 내부적으로 행정심판 승소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비슷한 판례를 살펴볼 때 불법사항이 없는 상황에서 행정기관의 지속적 반려 행위는 권한 남용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민 민원 이외에 다른 불법사항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실시계획 변경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서울시에서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의무이행심판 청구 대상이 되고 승소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심판은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공터로 남아있는 3매립장은 기반조성에만 최소 3년이 필요하다. 당장 공사에 나서더라도 2018년 중반에나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매립 중인 2매립장은 2017년 11월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사진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인천과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하루 1만4000톤의 쓰레기를 반입·처리하고 있다. 1매립장은 2000년 10월 사용이 종료됐고, 현재 2매립장에 폐기물을 반입해 묻고 있다. 3매립장과 4매립장은 아직 착공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수도권매립지의 매립종료시한이 2016년 말 종료된다는 것이다. 설계 당시 2016년 말이면 4매립지까지 매립이 종료될 것으로 예측돼 사용시한을 2016년으로 정했지만 수도권 쓰레기 배출량이 줄면서 절반도 사용하지 못했다.

이에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수도권매립지의 사용시한을 연장하기 위해 3매립장 공사 계획을 승인해 줄 것을 매립면허권을 가진 인천시에 2011년부터 요구했으나, 인천시가 당초 예정대로 2016년 사용종료를 주장하며 반려해왔다.

한편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갈등해소에 실패하면서 박 시장과 유 시장, 남 지사 등 잠룡 3인방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통 큰 합의'를 내세우며 지난해 12월 윤성규 환경부 장관까지 참여하는 4자협의체를 발족하고 수도권매립지 사용시한 연장 문제를 협의해 왔다.

협상 결과 환경부와 서울시는 부가가치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립지 지분 100%(환경부 28.7%·서울시 71.3%)를 인천시에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시가 환경관리공단의 예산으로 조성한 탓에 인천시 지분은 전혀 없다. 여기에 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도 인천시에 양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용시한 연장기간에 대한 인천시(10년+@)와 서울시(30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국 합의는 불발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3명 모두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비해 행정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드러냈다"며 "인천과 서울·경기가 대립하는 양자 갈등도 해소하지 못하는데 국가 전체를 어떻게 맡길 수 있겠느냐는 게 냉정한 평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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