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정부, 가용한 자원 모두 투입..."성장모멘텀 마련"
# 새해벽두부터 수출이 급감했다. 1월에 -1%를 기록한 수출은 2월 –3.3%, 3월엔 –4.5%까지 추락했다. 정부는 다급했다. 지난해 세월호 여파로 소비와 투자 등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수출이 그나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다. 올해 수출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정부 안팎에서 나왔다. 그게 5개월전 일이다. 정부는 급한대로 4월에 단기대책을 내놨다. 무역보험을 활성화하고 환변동보험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 등 지금 당장 업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수출부진에 정신이 팔린 사이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환자는 겉잡을 수 없이 늘었고, 사망자도 30여명에 달했다. 소비는 급감했다. 백화점 매출이 뚝 떨어졌고, 마트와 다른 소매판매도 30%이상 빠졌다.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투자에 나서는 경제주체가 사라졌다. 꺼져가는 경제 불씨에 아예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었다. 이번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는 이들 두가지 악조건에서 벗어나 경제 활력을 되찾자는 게 핵심이다.

◇경제회복의 조건 '투자 활성화'=지난해 세월호 여파로 우리 경제는 2분기 이후 침체의 늪에 빠졌다. 1년 후 소비와 투자 위축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나 싶더니 올해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갈길 바쁜 우리 경제의 뒷다리를 잡았다. 아주 옴짝달싹 못하도록 코너에 몰아 넣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투자활성화 대책들이 총 218개에 달하는 이유다. 1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정책을 내놓은지 일주일만에 대규모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대책 숫자만 봐도 경제 상황이 얼마나 안좋은지 알 수 있다"며 "투자를 이끌 수 있는 대책은 모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218개 대책 중 절반에 가까운 105개가 관광활성화다. 바로 메르스 탓에 쪼그라든 관광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대책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 규모인 1420만명이 다녀갔다. 관광 수입도 181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6.6%, 24.4% 성장했다. 하지만 메르스 발생 이후 외국인 입국자가 지속적으로 줄어 마이너스 성장세다. 이에 맞선 정부가 관광객들의 방한을 촉진하기 위해 각종 홍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민관 협력을 통해 방한 심리를 개선하는게 주 목적이다. 또 시내면세점도 늘리고 고부가 관광콘텐츠를 만들어 타깃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크루즈관광과 산악관광, 의료관광 등 활성화 분야도 세분화했다.
벤처와 창업 붐 확산을 위한 대책들도 87개나 쏟아졌다. 그동안 창업에 정책의 방점이 찍혔다면 이번 대책들은 주로 성장과 회수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에 주목했다. 원활한 투자 자금 회수를 지원하고 민간자금 유입을 촉진시키는 게 핵심이다. 결국 일자리가 걸린 문제다. 갈수록 청년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에 청년들이 몰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세제혜택도 많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각종 혜택을 줘 청년들이 몰릴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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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도 늘렸다. 일부 학사 수준의 인력들도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도록 개선하고, 게임 연구 등 IT분야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도 병역특례 혜택을 줄 방침이다. 벤처캐피털 투자가 전환사채나 상환전환우선주 등 사실상 채권 형태 중심으로 이뤄졌었는데 이걸 보통주 중심으로 과감하게 전환할 방침이다. 청년창업펀드에 보통주 최소 의무투자 비중을 30% 설정하는 등 사업 성공시 주식가치에 따라 수익을 얻도록 했다.
건축투자 활성화는 기존 건물들을 활용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규제완화와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노후 건축물들을 재건축하고 리모델링하는 방안들이다. 신축과 분양 중심의 대책이 리뉴얼 활성화로 바뀐 것이다. 인구정체와 가격상승 기대감 약화로 앞으로 대규모 신축이나 분양 위주의 건축투자 활성화엔 한계가 있는 탓이다. 정은보 차관보는 “이번 관광과 벤처, 건축 등 성과의 조기 확산이 가능한 분야를 통해 투자회복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총 5조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쪼그라든 수출...경쟁력 키워 무역1조 달러 달성=정부가 지난 4월 수출 활성화를 위한 단기대책을 내놨을때 업계에선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중국 시장 등 전통적으로 수출 강세를 보였던 지역의 경기가 나빠진 탓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엔저(엔화가치 하락)현상이 나타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1월부터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는 6개월 연속 이어졌다.
정부는 지난 4월 단기대책을 발표하면서도 한편으론 중장기 대책을 준비했다. 바로 이번 무역투자회의에서 발표한 대책들이다. 총 116조원을 투입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우선 무역금융 16조2000억원을 확대, 공급한다. 민관합동으로 연구개발(R&D) 투자로 6조8000억원(2015~2018년)을 투입하고, 스마트공장 건립 8000억원, 수출 마케팅과 각종 대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모두 25조원 규모가 투자된다.
민간에선 9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끌었다. 주력품목 경쟁우위 지속을 위해 각 기업들이 올해와 내년에 투자하는 규모다. 목표는 명확하다. 남은 6개월동안 현지 마케팅과 무역보험 활용 등 수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무역 1조 달러 이상을 달성하고, 내년부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주력 제품들이 경쟁력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변수가 너무 많다. 위축되고 있는 중국시장과 그리스 사태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 환율도 불확실하다. 결국 방점은 체질강화에 찍힐 수밖에 없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분야에서 끌어올 수 있는 정책자금은 모두 끌어왔다”며 “수출활성화에 정부의 모든 역량을 걸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