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세청, '세무조사 범위 확대' 함부로 못한다

[단독]국세청, '세무조사 범위 확대' 함부로 못한다

세종=김민우 기자
2015.08.14 03:25

국세기본법 시행령 개정, 세무조사 확대 기준 '혐의'에서 '증거'로 강화

내년부터 국세청이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하려고 할 때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세금탈루 '혐의'만으로는 세무조사의 범위를 확대할 수 없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세청이 세무조사 중 조사범위를 확대할 때 그 사유를 명확히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국세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조사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국세청은 보통 정기조사시 1년 또는 2년의 과세기간을 분석연도로 설정해 조사를 수행하고, 수시조사 때는 과세기간 분석연도를 3년정도로 잡는다. 이때 당초에 정해진 조사기간 이외의 과세기간에 탈루'혐의'가 포착되면 구체적 세금탈루의 '증거'가 없어도 혐의만으로 국세청 재량에 의해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이같은 조항이 국세청에 지나친 재량권을 부여해 납세자의 권익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구체적 세금 탈루 증거'가 있어야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특정항목'의 세금탈루 '혐의'가 다른 과세기간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특정항목'이 다른 과세기간에 '존재'해야 조사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A기업이 5년전 실제로 취득하지 않은 5억원짜리 기계장치를 회계장부에 지출로 기록하고 5억원을 유용했다면 이 기업은 유용한 5억원 이외에 5년동안 매년 이 기계장치의 감가상각비를 비용으로 처리할 것이다. 국세청이 세무조사 범위를 과세기간 3년으로 잡고 조사를 하던 중 이처럼 '가공한' 회계내용을 발견한다면 조사기간으로 설정된 과세기간 이전에도 같은 항목의 구입 내역과 감가상각 처리한 내용이 있어야 조사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사과정에서 △장부의 소각·파기 △무면허 주류제조 및 판매 △체납처분 면탈을 위한 재산 은닉 등 조세범칙행위가 발견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는 경우는 종전과 그대로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세청이 재량으로 마음먹기에 따라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세무조사를 확대하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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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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