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빈국서 부국으로"… 자원순환사회 앞당길 자원순환법

"자원빈국서 부국으로"… 자원순환사회 앞당길 자원순환법

세종=유영호 기자
2015.09.08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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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 사회로 가는 길]⑥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끝>

1980년대 후반 수도권매립지 조성 전경./사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1980년대 후반 수도권매립지 조성 전경./사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한국은 전형적인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로 이어지는 사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단위 면적당 폐기물 발생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위다. 미국의 7배, 독일 1.3배, 스웨덴 4.7배에 달한다.

지금과 같은 생산·소비 구조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 '폐기물=자원'이라는 인식 아래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을 적정하게 재활용, 회수, 처리하는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다.

이 때문에 박근혜정부는 자원순환 사회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제정 추진 중인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이하 자순법)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폐기물에 '순환 고리' 잇자=자원순환 사회는 생산·유통·소비·폐기 등 전 과정에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과 순환자원을 경제활동에 되돌려 천연자원 및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사회다.

자순법은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순환자원'의 개념을 도입했다. 기존의 폐기물이 경제성·환경성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폐기물에서 제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폐기물은 까다로운 규제를 받기 때문에 폐기물에서 제외될 경우 재활용 사업자 등의 부담이 크게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는 국민의 안전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사실상 모든 폐기물을 자원순환 고리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다.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생활쓰레기 중 70%는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고, 매립되거나 단순 소각돼 사라지는 폐기물 중에도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물질이 56%나 포함돼 있다.

순환자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관리 제도도 도입한다. 발전·철강 등 18개 폐기물다량배출업종을 대상으로 자원순환이용률 등 구체적 목표 지표를 설정, 달성하면 재정적·기술적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미달성하면 일정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형태다.

◇처분부담금 도입, 재활용률 극대화=자순법의 보다 중요한 핵심은 직매립을 줄이기 위해 폐기물처분부담금(매립소각부담금)을 도입하는 것이다. 매립·소각의 방법으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사업자에 사회적 비용을 부과해 폐기물 재활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폐기물 재활용 비용은 톤당 평균 17만원으로 매립비용(평균 3만원)의 6배에 가까워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이 대부분 단순 매립된다.

이 때문에 발생한 폐기물을 매립하고 해외에서 폐기물을 다시 수입해서 쓰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석탄재다. 화력발전소 등에서 폐기물로 나오는 석탄재는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부원료로 활용되는데 시멘트 업계는 최근 5년간 500만톤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했다.

국내에서 폐기물로 매립되는 석탄재가 한 해 185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굳이 일본에서 석탄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는 상황. 하지만 일본 업체들이 석탄재를 수출할 때 주는 톤당 5000엔(약 5만3000원) 정도의 보조금 때문에 수입한다. 일본은 자순법과 비슷한 '순환형사회형성추진기본법'을 도입해 매립세를 물리기 때문에 일본 업체들은 이런 방식으로 석탄재를 한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부담금 제도가 존재한다면 벌어질 수 없는 촌극이다.

다만 업계 부담을 고려해 부담금 감면조건도 마련했다.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경우, 일정 기준 이상 에너지를 회수하는 경우, 자가매립지에 매립하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처분부담금은 '글로벌 스탠다드'=선진국은 이미 자순법과 유사한 법제도를 마련해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모두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한 폐기물은 최대한 재활용해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독일은 1996년 '자원순환 및 폐기물의 친환경적 관리를 보장하는 법'을 도입했다. 2005년부터는 생활쓰레기를 별도의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매립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시켰다. 그 결과 2010년 생활쓰레기발생량 대비 매립률은 0.42%에 불과하다. 2020년에는 생활쓰레기 매립지를 폐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도입을 추진 중인 처분부담금과 유사한 매립세를 도입한 국가도 있다. 1990~2009년 사이 매립세를 도입한 △네덜란드(0.40%) △스웨덴(0.97%) △벨기에(1.59%) △스위스(0%) 등은 사실상 매립제로화 달성에 성공했다. 현재 매립세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중심으로 19개국. 기후변화 대응 등과 맞물려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年1.7조원 재활용시장 탄생=자순법 제정 효과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됐다.

자원순환 성과관리 제도의 모태가 되는 '사업장폐기물 감량제도'는 원가절감, 폐기물 처리비용 감소, 환경비용 감소, 온실가스 저감 등 연간 총 6160억원의 경제편익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폐기물 발생 예방량은 46만4000톤에 달한다.

매출액 10억당 폐기물 발생량은 2012년 41.8톤에서 지난해 39톤으로, 생산액 10억당 폐기물 발생량은 같은 기간 50.8톤에서 48.2톤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재활용률은 2012년 89.8%에서 2014년 90.2%로 증가했다.

정부는 자순법이 제정되면 2020년까지 폐기물 발생량 대비 매립률이 선진국 수준인 3.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순법은 지난해 10월 제출된 정부 제정안과 새누리당 최봉홍, 이완영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이윤석 의원이 각각 제안한 4개의 의원 발의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자순법은 201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홍정기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자순법 제정 등 재활용 환경 개선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연간 재활용량이 1000만톤, 연평균 재활용시장 규모가 1조7000억원으로 각각 늘어나고 일자리도 1만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사회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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