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규제 '제로'… 규제프리존 뭐길래?

기업 체감규제 '제로'… 규제프리존 뭐길래?

세종=조성훈 기자
2015.12.16 10:00

[2016 경제정책방향] 미래먹거리 발굴+지역균형발전 '두마리 토끼'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정부가 14개 시·도별 27개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규제프리존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첨단산업 육성의 발목을 잡아왔던 규제장벽을 풀어줌으로써 미래 국가성장동력 발굴의 토대를 닦는 동시에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수십년간 되풀이되어온 재정지원 위주 나눠먹기식 지역사업 육성구조에서 탈피해 지자체 스스로 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길러내고 민간투자도 촉발시키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지역 전략산업 선정이 불과 1달여만에 이뤄져 부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내년 총선을 겨냥한 생색내기식 지역지원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규제프리존 통해 첨단 전략산업 육성=정부는 먼저 전국 14개 시도로부터 신청을 받아 각각 2개씩 모두 27개 지역전략산업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IoT와 스마트기기, 에너지신산업, 타이타늄, 드론, 자율주행 미래차 등 미래성장 산업이 다수 포함됐다. 지역전략산업은 지역별 기업과 산업 인프라 분포를 고려했고 성숙된 산업보다는 미래성장산업위주로 선정했다.

예컨데 △바이오클러스터와 화장품 단지가 입지한 충북에는 바이오의약과 화장품 업종 △항공우주인프라와 한전(나주) 등 에너지기업이 집적된 전남에는 드론(무인기)와 에너지신산업 △ 화학과 자동차산업 단지가 밀집하고 3D프린팅산업이 유망한 울산의 경우 친환경 자동차와 3D프린팅 △기계산업과 항공우주산업(KAI)이 입지한 경남에는 지능형기계와 항공산업 △ 다음카카오 등 IT기업이 입지하고 전기차 테스트베드를 추진하는 제주에는 스마트관광과 전기차인프라 산업을 선정했다.

규제프리존은 각 시·도 관할 구역내에서 산업기반이나 규제성격, 구체적인 투자프로젝트를 감안해 탄력적으로 설정된다. 실질적인 기업규제 체감도를 '제로'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이를 위해 규제프리존내에서는 업종이나 입지, 융복합 등 산업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핵심규제를 과감하게 푼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국단위에서는 도입하기 어려운 산업맞춤형 과감한 규제완화를 일정 지역에 한정해서 시행할 경우 법령개정이 용이하고 규제특례 효과를 극대화해 기업들의 시장진입도 촉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자체로부터 규제특례사항도 제출받았다. 가령 전남이 신청한 드론의 경우 군과 협의해 야간·고(高)고도·장거리 비행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상업용 드론 기술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시험비행 규제고 관련 기업들을 끌어들여 무인기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여러 지자체가 신청한 IoT의 경우 스마트기기나 센서간 연계를 위해 주파수를 활용하는데 테스트를 위해 출력을 높이면 다른 주파수대역과 간섭을 일으킨다. 이에 주파수출력 허용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대구, 부산등의 신청한 IoT기반 웰니스(건강관리)나 도시기반서비스 등 융합산업의 경우 비식별 개인정보 활용규제도 완화해준다. 광주와 울산의 수소기반 친환경 자동차 경우 수소충전소와 기존 주유소의 병행설치를 허용해주거나 수소충전소 시설의 거리규제를 안전장치 설치를 전제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관광산업 규제완화도 대거 포함된다. 가령 강원도의 경우 '정동진 차이나 드림시티'에 부동산 투자이민제 적용을 추진하고 제주를 경유한 관광객들이 양양공항으로 환승관광에 나서면 체류 허용기간을 기존의 2배인 240시간까지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부산과 제주, 강원 모두 국제 크루즈선 내국인 승객의 국내 기항지 하선제한을 풀어 관광이나 쇼핑목적의 하선을 허용하고 지역 주민에대해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숙박공유업도 처음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 재정·금융·세제 등 정책지원 패키지로=사후지원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규제적용여부가 모호한 신기술 융복합 분야의 경우 최대한 신속히 규제적용여부를 회신해주기로 했다. 또 기업이 기존 규제에 묶여 사업화나 시장출시가 어려웠던 신기술과 융복합분야에 대해서도 안전성확보 조치를 갖춰 규제특례를 요구할 경우 심의를 거쳐 이를 인정해주고 시장출시전 시범사업도 허용하기로 했다. 일종의 원스톱 지원으로 기업의 규제장벽을 완전 해소해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재정과 금융, 세제, 인력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패키지로 지원한다. 재정지원의 경우 국비와 지방비, 민간투자를 적극 지원한다. 구체적인 사항은 내년 5월까지 개별 시도의 지역전략산업 육성계획을 토대로 관계부처 테스크포스 및 재정당국 검토를 거쳐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사업은 2017년 예산부터 본격반영하되 필요시 내년도 예산중 관련산업 지원예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하기로 했다.나아가 지역전략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정책금융 제공을 확대하고, 세제지원과 고용창출시 인건비 지원 등도 병행하기로 했다.

또 14개 시도가 전략사업관련 부지개발을 추진하면 건폐율이나 용적률 , 입지규제최소구역 면적요건 이나 총량제한 등 토지이용 규제도 대폭완화한다. 이와함께 정부는 이번 대상에서 제외된 경기북동부 접경지역과 상수원보호구역 등 낙후지역에대해서는 기업투자여건 개선과 입지제한 완화를 함께 추진해 타 지자체와 형평성을 고려하기로했다.

◇ 1달 만에 졸속추진 비판도=정부는 '규제프리존 지정과 운영에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시도별, 전략산업별 차별적 규제특례 적용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규제프리존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시도별 지역전략산업 육성계획에대한 심의와 의결, 추가규제특례 허용에 나선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역전략산업과 규제프리존이 불과 1달여만에 선정되는 등 검토가 졸속으로 이뤄진 것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를 내년 4월 총선과 연계하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규제완화의 효과분석이나 민간투자유치 가능성 등에대한 사전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재부 이호승 정책조정국장은 "그동안 지역산업이 재정과 예산에 의존하는 정치적 경쟁으로 이뤄졌다면 이제 규제프리존을 통해 경제적 유인과 투자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자는 것"이라면서 "이미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해 발굴된 과제를 재검토한 것이라 선정기간이 짧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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