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누진제 6단계→3단계 축소 '가닥'… "법개정 불필요, 확정시 빠르게 현장 적용"
‘전기요금 폭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착수한 새누리당과 정부가 ‘선(先)누진제 축소·후(後)요금제 개편’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8일 출범하는 당·정 태스크포스(TF)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단계 및 누진률 축소 방안을 우선 결론짓되, 전기요금체계 전반을 개편하는 방안은 중장기 로드맵 형태로 발표할 방침이다.
누진제를 3단계, 최대 3.6배로 축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행 6단계 가구는 월평균 전기요금을 4만4804원, 연간 52만7648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누진제 3구간 축소 ‘가닥’=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17일 “TF에서 우선적으로 누진제 축소 방안을 논의하기로 의견 조율을 이뤘다”며 “정부와 한국전력에서 몇 가지 안을 만들어 오면 기본으로 놓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택용 전기요금누진제를 포함해 요금체계 전반을 손 보는게 바람직하지만 정책적이나 기술적 애로사항 등으로 한계가 있다”며 “먼저 누진제 축소 방안을 확정하고 요금체계 개편은 여러 여건을 고려해 로드맵 형태로 발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누진제 축소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새누리당에서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현재 6단계, 최대 11.7배인 누진제를 3단계, 최대 1.4배로 줄이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주민 의원이 누진제를 3단계, 최대 2배로 줄이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국민의당은 현재 누진제 1~2단계를 통합한 뒤 1단계의 요금을, 3~4단계를 통합해 3구간 요금을, 5~6단계는 현재의 형태를 유지하는 누진제 개편 방안을 내놨다.
정부도 기본적으로 누진제 축소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력산업구조 개편과 맞물려 전기요금체계 개편도 추진했는데 내부적으로 누진제 축소를 중점적으로 검토한 적도 있다.
2009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누진제를 3∼5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국회에 보고했었다. 현재 내부에서 검토되는 방안은 누진제를 3~4단계 정도로 축소하되, 최소 필요 전기소비량(약 200㎾h)을 1단계로 해 원가 이하에 공급하되 2구간은 원가보상률 100%에 준하는 수준에서, 또 3단계 또는 3~4단계는 1구간의 적자를 보전하고 수요관리도 가능한 수준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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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축소는 지금의 한시적 누진제 완화보다 요금인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나온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누진제를 3단계, 최고 3.6배로 조정할 경우 6단계(500㎿h 초과) 가구는 월평균 요금이 19만5392만원에서 15만588원으로 4만4804원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4단계(301~400㎿h) 가구는 월평균 4060원씩, 5단계(401~500㎿h)는 월평균 5576원씩 내려갔다. 다만 1단계(100㎿h 이하)는 2318원, 2단계(101~200㎿h)는 3328원, 3단계(201~300㎿h)는 3695원씩 각각 요금 증가가 발생했다. 따라서 저소득층 가구 등을 위한 보완대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누진제 폐지’ 장기 과제로=주택용 이외에도 산업용, 일반용 등을 포함한 전기요금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은 중장기 로드맵 형태로 발표된다. 당장 시행하기는 제약요건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방향은 주택·산업·일반·교육 등 현쟁 7개 용도별 요금제를 폐지하고 전압별, 계절·시간별 차등요금을 부과하는 ‘선택요금제’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다.
선택요금제는 전압, 시간, 날짜 등 조건에 따라 기본요금이 사용단가 서로 다르게 정해진다. 예를 들면 △기본요금 1만원에 여름·경부하(피크일)에 100원/㎾h, 여름·최대부하(피크일)에 600원/㎾h △기본요금 1만5000원에 여름·경부하(피크일)에 80원/㎾h, 여름·최대부하(피크일)에 500원/㎾h 등으로 여러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기본요금별로 무료 통화 및 문자량과 추가 통화요금 단가가 다르게 주요지는 이동전화요금과 비슷한 방식이다.
관건은 단가 설계다. 수급 안정을 위해서 수요관리가 가능한 수준의 차등적 요금설계가 상황별로 책정돼야 하기 때문에 요금 현실화가 수반되기 때문에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프라 확산도 문제다. 선택요금제를 주택용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스마트전력량계(AMI)가 모든 가정에 보급돼야 하는데 현재 계획으로는 2022년께야 가능하다. 산업부는 일단 올 하반기 경기도 분당의 300가구를 대상으로 AMI를 우선 설치하고 주택용 전기요금 선택요금제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누진제 축소 방안 등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어떤식으로든 결론만 나면 현장 적용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전기요금체계 자체가 전기판매사업자(한전)이 전력소비자(개별 가정)와 맺은 약관 형태기 때문에 별도의 전기사업법 개정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전에서 당·정 TF 등을 통해 결정된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정부(산업부)에 제출하고 정부가 이를 인가해주면 요금 개편 절차는 바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