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은행, 법인카드 결제내역 들여다본다

[단독]한국은행, 법인카드 결제내역 들여다본다

유엄식 기자
2017.03.06 03:49

카드사에 법인카드 사용처별 결제액 자료 요구 계획…청탁금지법 영향 분석 활용 예상

한국은행이 최근 급증한 법인카드 결제에 대한 심층 분석 작업에 착수한다. 이르면 올해부터 시중 8개 카드사로부터 법인카드 결제 주요 사용처 등 세부 자료를 추가로 요청할 계획이다.

6일 한은에 따르면 연간 2회 발표되는 지급결제동향 자료에 수록된 신용카드 결제 내역에 법인카드 사용처별 이용 규모와 동향을 함께 조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은 금융결제국은 매월 카드사로부터 신용카드 결제 관련 자료를 제공받고 있다. 다만 카드 유형별로 정보 입수 방식이 달랐다. 개인카드는 총결제액과 함께 어떤 장소에서 주로 사용했는지 사용처별 결제액 자료도 함께 받았으나, 법인카드는 총결제액 자료만 제공됐다.

이는 그동안 카드사들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법인카드 관련 세부 자료를 공개하기 꺼려서다.

한은은 이 같은 업계의 요청과 개인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기존에는 자료요청 양식에 법인카드 사용처를 따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법인카드도 개인카드처럼 사용 내역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도록 자료 제출 양식을 바꾸기로 했다.

이는 최근 법인카드 결제액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과 무관치않다.

한은에 따르면 법인카드 결제액은 △2012년 126조3000억원 △2013년 128조1000억원 △2014년 131조5000억원으로 연간 2%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15년 11.7%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17.2%로 증가율이 급증하고 있다.

2015년부터 법인카드 결제액 증가율은 개인카드의 2배를 웃돌았다. 이 영향으로 전체 카드결제에서 법인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30% 수준까지 치솟았다.

한은이 법인카드 사용처 분석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파장을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

업계 안팎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꽃집, 음식점 등 영세 자영업종에서 법인카드 매출이 감소한 반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고액상품권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인카드로는 월 100만원 이상 상품권을 살 수 없지만, 법인카드는 이런 제한이 없어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구매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법인카드도 개인카드처럼 어디서 주로 쓰는지 사용처 내역을 파악하면 경제동향 분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계획대로 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카드업계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에서 각 카드사 신용카드 승인내역 자료를 입수해서 그 결과를 분석했다.

한은은 카드 결제내역을, 여신금융연구소는 결제액 중 취소액을 제외한 최종 승인액을 분석한다. 다만 취소액 규모가 크지 않아 전반적인 결제동향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한은은 보고 있다.

한편 여신금융연구소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카드결제 동향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 업종 분류 방식을 새롭게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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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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