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의 반란-재활용 대란, 급한 불은 껐지만…]①저가·저품위 폐기물 수입 규제 효과 기대… 수입 폐기물 품질관리도 대폭 강화

정부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폐지 등 재활용 쓰레기를 원료 등으로 가공할 때 국내에서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를 우선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수입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분리수거 규정 준수 여부 관리도 강화한다.
중국 수출길이 막혀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상황에서 낮은 가격의 품질 낮은 재활용 쓰레기 수입이 늘어날 경우 국내 재활용 쓰레기 처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국내에서 폐비닐이나 폐지를 원료로 재활용할 경우 국내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우선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활용업계에서 원료로 사용하려고 재활용 쓰레기를 낮은 수입하는 경우가 있은데 품질이 낮아 수입한 뒤 쓰레기로 처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재활용 쓰레기를 비롯한 폐기물 국제거래는 ‘바젤협약’으로 규제받는다. 이 협약은 개도국이 선진국의 폐기물 처리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으로 유엔환경계획(UNEP) 주도로 1992년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1994년 가입했고 같은 해 5월부터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국내 폐기물 우선 사용 의무화는 ‘환경성’을 강조한 조치다. 유해폐기물이 아닌 경우 수입·수출에 제한이 없으나 이 때문에 환경 악화가 심각한 경우 규제가 가능하다.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금지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폐지 등 재활용 쓰레기는 70%가 고형폐기물연료(SRF)로 재처리되고 나머지 30%는 원료로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SRF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 환경오염 문제 등이 논란이 되면서 재활용 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 싼값에 재활용 쓰레기를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이 막혔는데도 재활용 쓰레기 수입이 계속돼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또 수입 재활용 쓰레기의 품질 감독도 강화한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폐지 등은 부착·혼합물 제거 등 분리수거 규정이 정확히 지켜져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입 재활용 쓰레기의 40~50%는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국내에서 소각 처분되고 있다. 말 그대로 쓰레기를 수입하는 셈이다.
독자들의 PICK!
환경부 관계자는 “물질 재활용을 할 때 국내 재활용 쓰레기를 우선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수입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품질 관리를 강화할 경우 자연스럽게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밖에도 30% 수준인 물질 재활용 비중을 높이기 위해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을 제조할 때부터 재활용에 적합한 형태로 제조가 가능하도록 용기제조업계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활용한 건설자재 등 재활용 범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