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글세 도입 '신중'…"이전가격 조작 세무조사 강화"

정부, 구글세 도입 '신중'…"이전가격 조작 세무조사 강화"

세종=민동훈 기자
2019.02.14 16:22

네이버 등 국내 기업에 중복과세 가능성 제기…미국 등과의 통상분쟁 우려도

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정부가 이른바 '구글세(디지털세)' 도입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IT 기업에 중복 과세가 발생되는 등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다국적 IT(정보기술)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키로 했다.

김정홍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디지털세 도입과 관련해 "국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세수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세는 구글, 애플 등 다국적 IT기업의 조세회피에 대응해 과세하는 법인세 등 세금을 말한다. 다국적 IT기업들은 그동안 조세회피처에 세운 계열사에 수익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과세를 회피할 때, 이전가격 조작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가격은 관계 법인 사이에 원재료, 제품 등을 공급할 때 적용되는 가격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은 회원국 간 단기대책 중 하나로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매출액의 3% 내외를 일괄적으로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국내 기업에 대한 이중과세, 통상 분쟁, 유럽연합(EU) 도입 배경 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디지털세 도입에 대해서는 국내 IT기업에 오히려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구글이나 애플 등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면 세계무역기구(WTO) 차별금지 규정에 따라 네이버 등 국내 기업에도 법인세와 별개로 디지털세를 물려야 해서다. EU 회원국은 자국 IT시장의 대부분을 다국적기업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자국 기업의 피해 우려가 크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다국적기업에 대한 과세 노력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유럽은 세무조사를 강하게 한 뒤 과세 요건을 조정하는 방식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과세요건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아울러 매출액 기반 과세로 소득 기반 법인세 과세원칙에 배치되고 세금을 부과할 경우 소비자에 전가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 현행 제도내에서 다국적 IT기업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세무 조사 등 필요한 조치와 제도 보완키로 했다. 김 과장은 "현행 제도내에서 다국적 IT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세무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올해부터 개정 세법이 적용됨에 따라 이전가격에 대해 과세당국이 세무조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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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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