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학생이 아빠의 구두를 닦아 받은 용돈 1만원으로 장난감을 사려고 했는데 이 돈을 잃어버렸다고 하자. 이 학생은 용돈을 받은 기쁨과 이 돈을 잃어버린 속상함 중 어떤 것이 더 강렬하고 오래 기억에 남을까? 아마도 돈을 잃어버린 일일 것이다. 왜냐면 이 학생은 사고 싶었던 장난감을 못 사게 된 잃어버린 돈의 가치가 훨씬 크게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이를 사람들이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어버린 것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심리인 ‘손실회피편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가지수와 체감물가 간 차이의 원인도 손실회피편향을 이용해 설명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가격이 내린 것보다 오른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특히 자신이 주로 많이 사는 물건의 가격 상승에 더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 소비지출에서 비중이 큰 460개 품목의 가격을 가중평균해서 구한다. 참외와 복숭아의 가중치는 1.1로 같은데 참외 가격은 5% 오르고 복숭아는 5% 하락했다고 가정해보자. 두 개를 평균한 물가는 변동이 없는데 참외를 더 좋아하고 많이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체감물가가 오른 것으로 인식한다. 왜냐하면 복숭아의 가격 하락에는 둔감한 반면 참외의 가격변동은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 기준년도를 2020년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된 제품과 서비스는 신규 품목에 포함하고 과거에 비해 찾는 사람들이 적은 품목은 제외하는 등 품목 개편 및 가중치 재산정으로 물가지수와 체감물가의 괴리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구입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변동에 민감한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도 개편하고 소득계층별 물가지수도 개발해 소비자물가지수의 현실 반영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