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란에 불났는데, 중국이 떠는 이유

[이지경제]이란에 불났는데, 중국이 떠는 이유

안재용 기자
2020.01.26 06:11

셰일혁명이 바꾼 국제정치·경제 판도

시진핑트럼프/사진=AP
시진핑트럼프/사진=AP

미국과 이란간 전쟁 우려는 완화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간 긴장감이 높아지면 중국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세계 1위 원유수입국…중동산 수입비중 44%
(로이터=뉴스1) 포토공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6.29/뉴스1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터=뉴스1) 포토공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6.29/뉴스1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은 2017년부터 미국을 뛰어넘는 세계 1위 원유 수입국가가 됐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공업생산량이 늘어나서다. 셰일혁명으로 미국 원유수입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원유·석유제품 수입규모는 2000년 일평균 1145만9000배럴에서 지난해 992만8000배럴로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은 원유 소비량 중 약 60%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 중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이 44%로 높다. 러시아, 미국 등으로 수입선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중동 비중이 가장 크다.

미국-이란간 갈등은 원유가격을 높여 중국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생산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6일 배럴당 63.27달러까지 올랐다. WTI는 전쟁 우려 완화로 지난 22일 배럴당 56.74달러로 내려왔지만 불안요소는 남아있다.

국제유가가 높아지는 경우 중국은 저환율 정책을 쓰기 어려워진다. 미국과 1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됐지만, 향후 협상과정에서 주요한 카드 하나가 무력화되는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 항행 불안…일대일로에도 타격
SK이노베이션이 2014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광구에 마련한 셰일 생산시설. 이곳에서는 하루 2500배럴의 셰일이 생산된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2014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광구에 마련한 셰일 생산시설. 이곳에서는 하루 2500배럴의 셰일이 생산된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이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지정학적 긴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대일로란 시안에서 시작해 이란, 터키, 독일로 이어지는 육로(일대)와 베이징에서 시작해 케나, 그리스, 이탈리아로 가는 해로(일로)를 말한다.

이란에서 갈등이 재고조되는 경우 '일대'에 해당하는 육로가 끊어지게 된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고 세컨더리 보이콧 등 조치를 취하는 경우 중국이 이란과 사업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과 갈등소지가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독자적 행보를 펼치기 어렵다.

일대일로 전략은 경제적으로 중동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원유수송로 안전을 확보하겠단 의미도 있다. 육로 연결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불안해지면 중국 입장에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올 수 있다.

셰일혁명 이후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은 미국산 원유비중을 높이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식량자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에너지마저 미국에게 의존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련제압 전략, 중국에겐 반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현지시간) 중국 샤먼의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논의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AFP=뉴스 / 사진제공=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현지시간) 중국 샤먼의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논의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AFP=뉴스 / 사진제공=뉴시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1980년대 당시 소련을 제압하기 위해 유가 안정과 군비경쟁이란 카드를 꺼냈다. 소련은 현재 러시아처럼 경제 상당부분이 원유수출에 의존했다. 유가하락은 소련 재정수입에 타격을 줬고, 군비경쟁은 지출을 늘렸다.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며 소련은 결국 붕괴했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당시 봉합됐던 이란 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중동지역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관계만 고려한다면 국제유가에 상승압력을 가해 원유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병행되는 미중 무역분쟁도 중국 경제를 악화시킨다. 레이건 대통령의 대소정책과 수단은 다르지만 지출은 늘리고, 수입은 줄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중국못지 않은 원유수입국이었던 미국 입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초부터 시작된 셰일혁명으로 미국이 원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되며 미국경제에도 이득이 되는 전략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맞먹는 세계 1,2위 원유수출국이 된 미국입장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큰 경제적 이득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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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안재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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