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등 공기관 승진 군경력 제외검토 왜?..."돈 더 받잖아"

한전 등 공기관 승진 군경력 제외검토 왜?..."돈 더 받잖아"

세종=민동훈 기자
2021.04.25 11:30
(안성=뉴스1) 조태형 기자 = 며칠간 중부지방에 폭우가 이어진 4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의 한 펜션에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55사단 용성연대 장병들이 밀려온 토사를 정리하며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0.8.4/뉴스1
(안성=뉴스1) 조태형 기자 = 며칠간 중부지방에 폭우가 이어진 4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의 한 펜션에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55사단 용성연대 장병들이 밀려온 토사를 정리하며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0.8.4/뉴스1

한국전력(41,250원 ▼2,450 -5.61%)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일부 공공기관들이 앞으로 승진심사 과정에서 군 경력을 반영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필 남성을 역차별'한다는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임금 결정 과정에서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으로 인정하면서 군 복무에 따른 경제적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승진심사 시 군 경력을 반영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전은 입사 전 군경력을 승진자격 요건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승진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한전은 입사 전·후 군경력을 승진자격 요건에 반영해 오고 있었다. 군 경력을 승진에 필요한 최소 근무 연한에서 제외할 경우 군필자에 한해 승진 시험 응시자격을 앞당겨 주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수원도 이와 유사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는 '군필자'의 경우 2년 먼저 입사한 여성 선배와 군미필 남성 선배들과 동일한 시기에 승진 대상이 됐다. 군미필 입사 동기들은 승진 시기가 되면 2년의 차이가 생긴다는 얘기다. 현행 병역법 제74조에 따르면 '입사 후 군경력을 승진에서 실제근무기간으로 산정'토록 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다수의 공공기관이 승진시 군경력을 근무기간에 반영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러한 관행이 현행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배된다고 봤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남녀고용평등법 제10조는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기재부는 올해 초 일선 공공기관에 '군경력이 포함되는 호봉을 기준으로 승진자격을 정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인사제도 개선 공문을 내려보냈다. 한전 등이 인사제도 개선을 검토중인 이유다.

정부는 과도한 중복 혜택을 정비하라는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한전 등 공기업들은 승진심사 외에 임금 산정시에도 군 경력을 반영해 왔다. 현행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가기관 등은 군필자의 호봉이나 임금을 결정할 때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다. 즉 군 복무에 따른 경제적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승진시에도 군경력 혜택을 주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그사이 병사 월급도 크게 올랐다. 2017년 병장 기준 월 임금은 21만6000원이었지만 올해엔 60만8500원으로 3배(181.8%) 가까이 뛰었다. 군 복무 기간 중 받는 임금이 대폭 늘어난데다 군경력이 근무기간 산정에 까지 반영되면서 발생하는 급여차이까지 감안하면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군필자가 미필자보다 제대 후 정년까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1년 8개월 동안 국가를 위해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봉사하고 돌아와 다른 미필자보다 사회에서 일하는 기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부당하다"며 "1년 8개월을 군인 공무원으로서 근속한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결국 군필자가 미필자보다 최소한 1년 8개월 동안 공공기관에서 근무할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해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청원은 이날까지 22만5512명이 동의하면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답변을 내놔야 할 상황이 됐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된 20대 남성의 불만이 군 복무, 경력인정 문제로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정부 여당은 수습책을 내놓고 있지만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20여년 전에 위헌 결정을 내린 군가산점제를 부활시키자거나 남녀 모두 의무군사훈련을 받자는 주장이 다수여서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의원은 "군 가산점제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헌재는 1999년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제대 군인에게 총점의 3~5%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대군인지원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전 의원은 "위헌이라서 다시 도입하지 못한다면 개헌을 해서라도 전역 장병이 최소한의 보상은 받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박용진 의원은 최근 발간한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 '모병제 전환'과 '남녀 의무군사훈련' 등을 뼈대로 하는 '남녀평등복무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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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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