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제철, "120억 과태료" 직후 협력업체 7000명 직고용

[단독]현대제철, "120억 과태료" 직후 협력업체 7000명 직고용

정현수 기자
2021.07.08 05:30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현대기아차그룹 현대제철은 정규직 전환 이행하라 기자회견'에서 진보당과 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3.16/뉴스1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현대기아차그룹 현대제철은 정규직 전환 이행하라 기자회견'에서 진보당과 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3.16/뉴스1

현대제철(44,100원 ▲550 +1.26%)이 협력업체 직원 7000명을 자회사를 설립해 직고용했다. 현대제철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이 이를 발표하기 직전 120억원에 이르는 과태료 처분을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으로 민간 기업이 협력업체 직원 직고용에 나선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일 현대제철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에 각각 73억3000만원, 46억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측이 정부의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했다"며 "법적 절차는 마무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지난 2월10일 현대제철에 불법파견 시정지시를 내렸다. 수시근로감독 결과 현대제철 협력업체 직원들의 불법파견 정황이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고용부의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결국 과태료 처분이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과태료 처분 직후 직접고용 발표가 이뤄졌다. 정부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제철의 불법파견과 비정규직 차별 문제는 오래 전부터 불거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1월 현대제철의 사내 하도급 노동자를 복리후생 등에서 차별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현대제철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은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전방위적인 압박이 이어졌다. 충청남도의회는 지난달 10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비정규직 차별 시정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인권위의 비정규직 차별 해소 권고를 수용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 고용을 위한 단체교섭 참여를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원청업체에서 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다만 과태료 부과사실을 전해듣고 고용부에 "협력업체 직원의 직접고용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의 직접채용은 인권위의 권고와 고용부의 시정지시 등에 따라 오래 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안"이라며 "(과태료 부과에 따라)갑자기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6일 자료를 배포하고 사업장별로 계열사를 설립해 협력업체 근로자를 직접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채용될 직원은 약 7000명이다. 자회사에서 채용하는 근로자의 임금은 현대제철 정규직의 약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협력업체 근로조건을 대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정지시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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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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