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도 안 쓰고 "예타 안해요" 통보만?...국회 "자세히 좀 적어라

금액도 안 쓰고 "예타 안해요" 통보만?...국회 "자세히 좀 적어라

세종=김훈남 기자
2021.11.11 06:00

2022년도 예산안을 심의 중인 국회가 내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사업에 대해 사업규모와 면제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는 올해 발표한 청년 월세지원 사업을 포함해 14건의 예타면제 사업을 보고했는데, 사업의 비용과 정확한 면제사유 없이 면제 사업명만을 보고하는 관행에 국회가 제동을 건 것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기재위 전문위원은 최근 상임위원회에 제출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예타면제 사업에 대한 내역과 구체적 사유를 제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2년 예산안에 예타 면제 사업 14건을 보고했다. 올해 7월 발표한 23조5000억원 규모 청년 대책에 포함된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세월호 선체 처리 이행계획△대전의료원 설립사업 △서부산의료원 설립사업 △여수국가 산업단지 완충저류 시설 건설공사 민간투자사업 등이 담겼다.

현행 국가재정법 제38조는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에 국가 재정지원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선 예타를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단 공공청사 신축과 문화재 복원, 군·안보 관련 등 10개 사유에 대해선 예타 면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올해 예타면제 사업 중 8개는 법령에 따라, 3개는 지역균형발전 등 국가정책에 따라 면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관련 사업은 2개, 청사 신·증축은 1개다.

기재위 전문위원은 "예타 면제사업 내역에 사업의 총사업비, 해당연도 세출예산(2022년도 필요예산) 금액 등 구체적 사항을 표함해야 한다"며 "현재 예타 면제 내역은 소관부처명과 사업명을 간단하게 적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문위원 측은 "예타 면제 사업의 전체 규모 및 연도별 총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제출하고 있는 예타 면제 사유는 국가재정법상 면제 항목(번호)로 근거 규정을 적은 것에 불과하다"며 "예타 면제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 적인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국가정책에 따른 예타면제의 경우 그것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인지, 긴급한 사회 경제적 대응인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야한다는 의미다.

예타 면제 사유를 구체화하라는 기재위 전문위원의 요구는 그동안 정부 정책과 기존 법령 등을 이유로 예타면제를 남발하는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예타면제 사업이 122건으로, 이전 정부의 81건 대비 급증한 예타 우회로를 경계했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올해 예타면제 사업으로 포함된 청년월세지원 사업의 경우 총 사업비가 3000억원에 달하지만 사업의 효용성과 지원 계층 간 형평성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한 청년민심 이탈을 막고자 현금성 정책을 급조했다는 비판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내년 예타면제를 추진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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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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