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요소수 대란, 기술적 땜질 대신 장기적 해법 찾아야

[기고] 요소수 대란, 기술적 땜질 대신 장기적 해법 찾아야

이기형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
2021.11.15 03:40
이기형 한국자동차공학회장(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
이기형 한국자동차공학회장(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

요즘 온 나라가 요소수 문제로 시끄럽다. 지금까지 자주 들어 왔던 반도체 부족이나 석유 부족 등과 같은 이슈와는 다르게 요소수는 단어 자체도 생소하고, 요소수가 부족하면 어떤 문제들이 야기되는 지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 같다.

요소수는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경유 자동차, 건설기계 등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대기환경개선을 위해 자동차의 배출허용기준이 강화돼 왔고, 이러한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선택적환원촉매)이라는 저감 장치가 2014년 유로6 도입 이후 경유자동차에 적용되었다. SCR은 질소산화물을 암모니아와 반응시켜 물과 질소로 변환하여 90% 이상 저감시킬 수 있으나 이러한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요소수가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52개 제조 및 수입사에서 약 22만톤의 요소수를 제조, 유통하고 있다. 그러나 요소수 제조에 사용되는 요소는 2011년 국내 생산이 중단되면서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으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으며 그 중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중국에서는 요소를 포함한 비료 원료 물질 29종에 대한 수출검사 의무화를 시행하면서 현재까지 요소 수출이 중단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요소 수입의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나라와 해외 몇몇 국가에서는 요소수 공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요소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중국 이 외의 호주, 러시아, 베트남 등을 통하여 구입을 추진하고 있어 곧 이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산업용 요소를 자동차용으로 변환하는 방안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 때 보여 주었던 성숙한 시민 의식이 이번에도 발휘돼 남 모르게 긴급차량에 요소수를 가져다 놓는 사연들을 접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SCR 장치의 적용 초기에는 요소수 가격이 부담스러워 요소수를 주입하지 않거나 요소가 아닌 일반 물을 주입하는 등 위반 사례가 많아 요소수를 주입하지 않을 경우 소형차는 시동 중지, 대형차는 출력저하 및 차량 속도를 20km/h 이하로 제한하는 운행 제한 장치를 작동시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차량 운행 제한 기능 해제 등의 방안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더 많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SCR장치를 장착한 약 215만대에 해당하는 경유 차량의 운행 제한 기능을 해제해 요소수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환경 측면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대량의 질소산화물을 배출시켜 국민건강 피해가 우려된다. 또 운행제한 기능 해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체하는 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6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용되므로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 되지 못한다. 이 외에도 요소수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SCR 관련 부품의 손상에 따른 상당한 비용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엔지니어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요소수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원료 수급 문제인 만큼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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