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비거주 1주택에도 거주자는 있다⑥

정부가 부동산 세제·금융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비거주 1주택'으로 쏠린다. 그동안 다주택자를 규제하기 위해 1주택자 혜택을 늘려 왔는데, 앞으로 비거주자는 1주택자라 하더라도 사실상 규제 대상으로 본다.
정부는 예외를 규정하는 방식 등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개념을 제시했다. 하지만 세제와 금융 분야에서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정하는 방식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지난 13일 부동산 금융정책을 발표하면서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도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으로 분류했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로서 해당 주택을 임대차 중이고, 본인과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실거주한 적이 없을 경우 전세대출의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금융위는 본인이나 배우자가 한 번이라도 실거주하고 주민등록을 이전한 적이 있다면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주민등록법 제6조는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두는 사람을 주민등록 대상으로 정의한다. 즉, 최소 30일을 거주했다면 전세대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부동산 세제의 비거주 1주택자 규제보다 느슨한 형태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기본공제액을 줄이면 그만큼 종부세가 늘어난다.

보유와 거주 기간에 맞춰 각각 40%씩 최대 80%까지 인정하던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2029년 이후에는 거주에만 최대 80%를 인정한다. 1주택자의 거주 여부가 양도세나 종부세에서 중요한 잣대가 되는 셈이다.
재경부는 '부득이한 사유'에 따른 비거주 기간의 경우엔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1년 이상 계속 거주 중인 주택에서 취학,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주소를 옮긴 경우가 대표적이다.
1년 이상이라는 기간과 취학, 전학 등 구체적인 사유까지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세대출 규제 조건과 비교하면 엄격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재개발·재건축으로 취득한 신축주택 등도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독자들의 PICK!
재경부 관계자는 "금융과 세제는 성격이 다르다"며 "대출은 특정 시점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고 양도세의 경우 전체 기간을 보고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즉, 양도세는 '얼마나 거주했는지'에 대한 비례식이고, 대출은 '거주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이분법이기 때문에 관점이 다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종부세 기본공제는 기간과 무관하게 거주 여부만 따지기 때문에 이런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
이에 따라 세제의 비거주 규제를 받는 1주택자 입장에선 금융의 비거주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고 느껴지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금융 분야에선 재건축 등의 사유를 비거주 예외로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른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듯 금융위는 금융사의 여신심사위원회를 통해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탄력적으로 인정한다는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세제와 금융은)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꼭 같이 갈 이유가 없다"며 "금융과 맞춰 다시 볼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