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명의 날이 밝았다. 앞으로 5년 대한민국을 이끌 차기 대통령이 9일 결정된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에겐 어쩌면 정치권력보다 중요한 게 먹고 사는 문제다. 대선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과거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김영덕 부산대 교수의 논문 '정치적 불확실성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대선과 총선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과거 대선 전후엔 통상 설비투자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정부 정책기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기업들이 투자를 연기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을 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은 에너지, 노동 등 분야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원자력발전소와 풍력발전소에 사용되는 부품을 모두 생산하는 두산중공업은 설비투자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향후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주 투자분야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7일 발표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실제로 설비투자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12월(6.6%)보다 6%포인트 낮은 0.6%를 기록했다. 일반기계류(5.3%→-7.9%)와 전기및전자기기(13.4%→7.4%), 자동차(-4.2%→-6.3%) 등의 감소폭이 컸다.
반면 소비의 경우 대선기간 동안 대체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기간 동안에는 통상 이자율 등 금융변수 변동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데,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가계가 저축보다 소비를 택하기 때문이다. 1월 소매판매액도 지난해 12월(6.8%)보다 축소된 4.5%를 기록했다.
신임 대통령 취임 이후 성장률은 평균적으로 첫해가 가장 낮고 2~3년차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경기순환 이론에 따르면 경기는 선거 전에 개선되고 선거가 끝난 후 다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대선으로 한정하면 한국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명백하지는 않은 셈이다.
새 정권 임기 첫해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정치적 경기순환 이론에 부합하지만 직전해인 5년차 성장률이 집권 2~3년차 보다 낮은 것은 해당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 정권이 대선 직전해보다 중간선거격인 총선, 지방선거에 경기부양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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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부터 2021년까지 성장률을 단순평균한 결과 집권 3년차 평균 성장률이 6.38%로 가장 높았다. 2년차(5.71%)와 5년차(5.38%), 4년차(4.94%)가 뒤를 이었다. 집권 1년차 평균 성장률은 3.75%로 가장 낮은 모습을 보여줬다.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가 지연되고, 정부 예산 또한 직전 정부에서 편성해 성장률보다는 재정건전성 등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5.1%)과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0.8%), 코로나19(COVID-19) 경제위기가 나타난 2020년(-0.9%)을 제외해도 집권 첫해 평균 성장률이 가장 낮은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해당 년을 제외하면 2년차 평균성장률이 6.53%로 가장 높았다. 3년차(6.38%), 4년차(5.91%), 5년차(5.38%)이 뒤를 이었다. 1년차 평균 성장률은 5.23%로 여전히 가장 낮았다.
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이 12월에서 3월로 변경된 것은 이같은 경기 사이클에 변화를 줄 여지가 있다. 대선이 치러지는 해 1~2월의 경기흐름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줘 기존 정권이 해당연도 예산편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할 유인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