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 안 하면 1300원 간다"...금융위기 수준 환율, 어디까지?

"개입 안 하면 1300원 간다"...금융위기 수준 환율, 어디까지?

세종=안재용 기자
2022.05.11 17:19

[MT리포트] 환율 1300원 시대?②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보고 있다. 현실화된다면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이젠 환율이 오른다고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가뜩이나 오른 물가에 기름을 부을 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불러온 환율 상승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뉴욕증가 폭락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1월28일 이후 103일 만에 2600선이 붕괴됐다. 2022.5.10/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뉴욕증가 폭락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1월28일 이후 103일 만에 2600선이 붕괴됐다. 2022.5.10/뉴스1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으로 127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초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미국이 지금처럼 통화 긴축정책을 이어갈 경우 환율이 1300원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한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원 내린 1275.3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6일 이후 4거래일 연속으로 127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24일 이후 두달반 동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후반까지 급등한 것은 미국의 통화 긴축정책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달러화의 '나홀로' 강세가 심화됐다.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1일 오후 1시30분 기준 103.7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5월11일 90.1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달러화 가치가 15.1% 급등한 셈이다. 지난 9일에는 장중 달러화 지수가 104.2까지 치솟으며 2002년 12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화 지수는 유로와 일본 엔, 영국 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낸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신흥시장국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현상이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원화는 통상 신흥국 통화로 분류된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넉달 사이 약 13%가 떨어졌고, 나스닥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약 25% 급락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 옵션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변동성지수)는 전일 32.99로 연초(1월3일 16.6)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없는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300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진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제 펀더멘털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을 안 하면 환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한국 경제가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이 금리를 앞으로 더 높이면 환율이 1300원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도 "당국의 의지가 중요한 변수지만, 단기적으로 환율이 1290~1300원으로 오를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유럽 등 주요국들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펴면 중앙은행간 정책금리 격차가 좁혀져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강달러 속에서 환율 상승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원화 뿐 아니라 유로화와 엔화,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 대부분의 가치가 달러화 대비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절상을 유도하는 경우 수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한국의 주요 경쟁국인 일본, 중국, 대만 등이 수출 시장에서 상대적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서다. 외환당국에서 지난 수개월간 일정 수준의 환율 상승을 사실상 용인해온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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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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