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한은도 내려가나…공공기관 360개 지방 유치전 시작

'신의 직장' 한은도 내려가나…공공기관 360개 지방 유치전 시작

이창명 기자
2023.02.17 16:12

강원도 "한은 유치는 도지사 공약" 전남 "농수협 본사 국내 농수산물 최대생산지에 이전해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 전경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 전경

올해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예고되면서 전국 지자체의 유치전이 본격화했다. 특히 이번 360개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과 농협중앙회 등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여 지자체마다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17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강원도는 지난달 32개 유치 대상 기관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특히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등 4개 주요금융기관을 관심유치기관으로 분류했다. 무엇보다 한국은행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강원도 혁신도시팀 관계자는 "아직 정부가 2차 공공기관을 선정하지 않아서 한국은행 포함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특히 한국은행 본점 유치는 김진태 도지사의 공약으로 우리가 가장 유치를 원하고 신경을 쓰고 있는 공공기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을 이전하기 위해선 한국은행법상 사무소 규정을 바꿔야 한다. 현행 사무소 규정에는 '한국은행은 주된 사무소를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한다.

전남은 농·수협중앙회와 한국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을 유치하겠는 계획이다. 특히 농·수협중앙회 이전은 강원도 뿐만 아니라 전북, 부산 등도 유치를 선언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전국 최대 농수산물 생산지라는 점을 내세워 두 기관 유치에 나섰다. 다만 두 기관의 경우 공공기관으로 보기가 애매하다는 점이 있고, 설립근거법에도 모두 본점 소재지가 '서울시'로 돼있어 법률을 개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IBK기업은행 유치에는 경남이 가장 관심이 크다. 경남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들이 모여 있다는 지역이란 점을 강조한다. 또 타지역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 기업은행 유치에 집중해 실리 챙기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1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충남은 이번 2차 공공기관 이전시엔 '우선선택권'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또 충남 지역에도 혁신도시가 있는 만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산업은행 이전을 약속 받은 부산은 내친김에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추가 유치를 원하고 있다.

각 지자체의 공공기관 유치전을 바라보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들은 우동기 균형발전위원장이 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의 경우 혁신도시가 아닌 구도심 이전을 우선 염두에 둘까 우려가 크다. 우 위원장은 그간 혁신도시로 이전한 1차 공공기관 이전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해왔다. 공공기관이 신도시를 만들어 들어가는 형태이다보니 지역에 동화되지 못했고, 효과도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을 몰아줄 경우 지역내 또다른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구나 원주 혁신도시의 경우 포화상태에 가깝지만 구도심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균형발전위원회 관계자는 "2차 공공기관도 혁신도시법상 혁신도시에 이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지만 혁신도시에 따라 이미 포화된 지역이 있고, 이런 경우 새로운 신도시를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폐교 부지 등을 적극 활용해 이전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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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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