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선제적 시장 대응을 위한 'AI 정책보고서'

[기고]선제적 시장 대응을 위한 'AI 정책보고서'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2024.03.22 05:30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최근 생성형 AI(인공지능)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협업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영상에선 AI로봇이 사물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면서 사람의 일을 돕고 있었다.

새로운 IT(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이러한 기술과 직접 연결된 신성장산업만이 아니라 기존 전통적인 산업, 나아가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IT 신기술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효과가 얼마나, 어떻게 확대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영향의 이면에 공정성, 신뢰성, 기술 오남용과 같은 신기술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와 함께 시장의 독과점화에 대한 큰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입장벽을 구축하거나 각종 전략적 행위 등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형성·유지·강화하거나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쟁당국이 신기술과 관련된 경쟁제한 우려나 소비자 이익침해 가능성을 파악하고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급속히 변화하는 신기술 시장환경을 고려하면 기존 방식대로 문제가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신기술 시장에선 시장상황이나 경쟁구조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파악해 정책방향을 사전에 제시하는 차별화한 접근법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해외 주요 경쟁당국은 디지털시장, 혁신산업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해 심층적인 시장분석을 실시해 각종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이슈를 검토한 정책보고서를 공개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도 올해 AI시장 및 e커머스시장에 대한 정책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책보고서에는 시장에 대한 이해와 관련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신기술시장의 구조, 거래행태뿐 아니라 경쟁·소비자 이슈 및 이에 대한 공정위 정책방향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학계, 연구기관 등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장참여자에 대한 설문조사 및 심층인터뷰 등도 진행해 정책보고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관련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도 정책보고서에 반영할 생각이다.

우리는 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혁신과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속적으로 혁신경쟁을 유지하면서 시장이 성장해나가기 위해선 시장참여자들의 반칙행위를 예방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시장에 경쟁제한이나 소비자 이익저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 문제가 발생한 후 조치해 경쟁구조로 되돌리는 것보다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공정위가 시장참여자 및 전문가 등과 논의해 함께 마련해나갈 정책보고서가 혁신기업들의 법적 불안정성을 완화하고 신기술이나 그 응용기술들이 경쟁·소비자친화적으로 개발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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