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장기 노동환경 정책 제언

[기고]중장기 노동환경 정책 제언

류성민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2025.06.12 05:05
류성민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류성민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한국 노동시장은 저출산·고령화, 기술혁명, 이중구조 등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청년층 축소, 중장년층 증가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 간 임금·복지 격차는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도입은 기존 일자리를 위협하는 동시에 새로운 직종을 창출하며 노동시장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기에 새롭게 출범한 정부는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중장기 고용·노동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 역량 재구축, 청년과 여성에게 친화적인 일자리 생태계 조성, 정책 거버넌스 효율화 등에 초점을 둔 중장기 정책과제 몇 가지를 제언한다.

먼저 중장년층 리스킬링(Re-skilling) 체계 고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63%가 경력단절 위험을 경험했으며 특히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경우 위험이 더 크다. 늘어난 수명과 연금수급 시기를 고려하면 중장년층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조성이 필수적이다. 공공 주도의 체계적인 재교육과 업스킬링 시스템 구축, AI·디지털 역량 강화 등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산업별 전직지원 서비스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중장년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에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등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해야 한다.

일-가정 균형을 위한 일자리 생태계 구축도 중요하다. 청년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실효성 있는 직업훈련, 취업연계, 창업지원 등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이 선호하는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정책과 연계도 강화해야 한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유연근무제, 육아휴직, 직장 내 보육시설 확충 등 일가정 양립 정책을 확대하고 수평적이고 가정친화적인 기업문화 확산에도 힘써야 한다.

정책 거버넌스 효율화도 놓치면 안된다. 기존 위원회 중심 추진체계는 실질적 권한과 예산의 부재로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새 정부는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예산·인력 배분 권한이 실질적으로 주어지는 거버넌스 체계로 재설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부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책 추진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장기 성과 중심의 정책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중장년 인력 개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저출산 대응 등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정책과제들을 효과적으로 계획하고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관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실행력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정책과제와 관련된 국·팀을 강화하거나 신설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통해 실행체계 정비도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단기적 처방을 넘어 인구구조 변화와 기술혁신 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부는 중장년층 리·업스킬링, 청년-여성에게 친화적인 일자리 생태계 조성, 정책 거버넌스의 혁신, 중장기 평가체계 구축 등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노동시장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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