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가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상당히 선방했다"면서도 "(관세 이슈는)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31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협상에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선방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통상당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고 밝혔다. 그 대가로 우리나라는 미국에 조선업 협력을 포함한 3500억달러(486조원) 규모의 투자와 에너지 수입 등을 약속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2가지 부분에서 선방했다"며 "일단 제일 선방한 것은 투자액을 2000억달러로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 프로젝트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대미 투자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이 약속한 5500억달러의 36% 수준이다.
박 교수는 "이 펀드는 일본이 한 것과 같은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선지급금)나 완전한 투자액이 아니다"라며 "대출과 보증을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투자 비중을 낮춰 정부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이어 "LNG(액화천연가스) 1000억달러 구매도 잘한 것"이라며 "어차피 미국은 그만큼의 LNG를 팔 수도 없다. 물량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산이 중동산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하기 때문에 우리도 손해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업 펀드 1500억달러에 대해서도 "그 돈을 다 쓰고 싶어도 못 쓴다"며 "미국에 여전히 존슨법(미국 조선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조선 관련한 대외 투자나 합작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할만한 거액의 투자금액을 내세워 명분을 세워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실리를 챙기게 됐다는 분석이다.
박교수는 "아쉬운 부분은 자동차 관세가 12.5%여야 하는데 15%가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이 있기 때문에 2.5%를 제외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협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이런 협상이 앞으로도 계속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협상에서 방위비 등 안보 이슈는 연계가 안 됐다. 2주 후에 열리는 정상회담도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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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우리나라가 방위비를 안 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관세 합의와 별개로 요구해 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 문제가 제대로 안 되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에 대해 말한 것처럼 관세가 다시 25%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