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감독관의 작업 중지 명령 권한 '부활'은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에 대한 정부의 강력 대응책이다. 현재 근로감독관은 사업장을 점검해 위험 요인을 파악하면 시정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정부는 여기에 '급박한 위험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경우 전면 작업중지 명령' 권한을 추가할 계획이다.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강화와 함께, 감독 과정에서 실질 조치의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과도한 권한 남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근로감독관의 작업중지 명령은 2019년까지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에 규정돼 있었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근로감독관이 작업 전부 또는 일부를 중지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
하지만 2020년 산안업 전면 개정 과정에서 해당 권한은 삭제됐다. 이후 근로감독관은 △선 시정조치 후 작업중지 △중대재해발생시 작업 중지 등 두 조건에서만 작업중지 권한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당시 개정안은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대폭 강화했다.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 대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확히 규정했다. 기존 근로감독관의 발동 조건을 근로자에게 이양한 셈이다. 근로감독 사각지대에 놓인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직접 요청해 위험을 줄일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선 근로자가 작업 중지를 요구하기 어려웠다. 안우혁 변호사는 "근로자 권한을 확대해도 사업장 여건에 따라 행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근로감독관의 작업중지 명령 권한 부활을 검토하는 이유다. 안 변호사는 "산재 예방을 위해서는 근로감독관에게도 작업중지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근로감독관과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강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장 위험을 줄일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산안법에 있는 근로자의 작업중지 권한을 강화하고 근로감독관의 권한을 되살린다면 산재 예방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한 남용 우려도 존재한다. '단 하루'의 작업중지도 기업에는 막대한 손실이기 때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작업중지 명령 해제까지 평균 40.5일이 소요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선 10개사 평균 34.9일었다. 기업당 손실액은 최소 80억~최대 2200억 원에 달했다. 대기업도 감당하기 어려운 작업중지인데 중소기업으로선 사실상 문을 닫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감독관의 자의적 해석에 따른 불필요한 작업중지 명령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사업장 제재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한을 강화하더라도 발동 요건을 제한해 남용 우려를 줄일 것"이라며 "산안법과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이를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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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작업중지권을 내세운 만큼 향후 만들어질 국정과제에도 해당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