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급히 미국을 방문한다. 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터프한 협상가'로 불렸던 만큼 이번 협상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 본부장 역시 풍부한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협상에 나선다.
2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미국과의 관세 협의를 위해 곧 미국으로 향한다. 현재 캐나다에서 산업협력 관련 일정을 소화 중인 김 장관은 캐나다 일정이 마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여 본부장도 조만간 방미길에 오른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해 6~7월 취임한 직후부터 수 차례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여 온 베테랑 전문가들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여러 번 만남을 가졌으며 협상 과정에서 러트닉의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에 임할 정도로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주장에도 두 협상가는 최대한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협상에 임했다. 미국과 협상에 나선 다른 나라들은 미국의 불합리한 요구에 쉽게 응했지만 우리나라 협상팀은 달랐다. 우리측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상대의 무리한 요구에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3500억달러라는 대규모 대미투자를 집행하면서도 국제 경제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정관 킴'이라고 분명하게 발음하면서 그에 대해 '터프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의 협상팀이 까다로웠다는 의미다.
수 차례 한미 협상을 거치면서 양국 협상팀이 일종의 유대감을 형성한 만큼 이번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대미투자 관련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15%였던 관세를 다시 25%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발언의 배경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지만 통상당국은 우선 대미투자 준비 상황에 대해 설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미투자의 전제 조건인 외환시장 안정화에 대한 설명도 이뤄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대미투자금액 3500억달러 중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설정했다. 외환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에는 투자를 미루거나 줄일 수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당장 대규모 외화 유출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독자들의 PICK!
국회 승인에 관한 정부의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이 강제성이 없는 업무협약(MOU)인 만큼 국회 비준은 필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협상한 다른 대부분 나라들도 의회 승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팩트시트에 명시된 디지털 규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미국측과 지속적으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 여 본부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의회, 업계 등과 면담하면서 한국의 디지털 입법 동향과 미국측의 우려 등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