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 재개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사회적 대화를 온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는 가운데 오랜 기간 참여를 거부해 왔던 노동계의 대화 참여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경사노위는 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출발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고용노동부 등이 공동 개최로 참여한다.
경사노위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출발점'을 마련하고 향후 논의 의제와 사회적 대화의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모색할 예정이다. 경사노위는 지난해까지 정년연장, 장시간 근로 해소 등 다양한 현안을 주제로 사회적 대화를 이어왔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
토론회 첫번째 세션에서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국민주권정부 시대 사회적 대화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채 교수는 최근 우리 사회가 저성장, 인구위기,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으로 갈등이 구조화되고 있다며 이를 조정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사노위가 실질적 플랫폼으로 기능하려면 중립성, 독립성,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층위에서 대화를 활성화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경사노위가 다양한 대화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봤다.
채 교수는 "미조직·취약노동자와 대변되지 못한 경영주까지 포용하는 사회적 대화와 일반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풀뿌리 사회적 대화'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발제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한국의 사회적 대화가 대표성의 한계, 낮은 신뢰, 합의 이행력 부족 등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사정 협의와 시민 숙의를 결합하는 국민참여형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권 교수는 "현재의 경사노위 체제로는 복합위기에 대응한 신속한 정책의사 결정이 어렵다"며 "'노사정 협의+시민 숙의'의 이중 구조 등 국민참여형 모델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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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 역시 사회적 대화를 온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사노위가 노사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미래 설계를 위한 사회적 대화 플랫폼으로서의 공론의 장'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는 대립하거나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같은 고민을 나누고 필요한 대안을 거듭 모색하며 당사자 간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경사노위가 사회 각 주체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경청하는 열린 공론의 장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 활성화의 관건은 노동계의 완전한 참여 여부다. 그동안 한국노총은 주요 현안마다 사회적 대화의 참여와 거부를 반복하면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 이전 정부에서 논의하던 정년연장 사회적 대화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화를 전면 거부하면서 완전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노동계의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998년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현재까지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노동계의 완전한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직후부터 노동계가 완전한 형태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며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내심 있게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