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퇴임…"통화정책만으로 한계, 구조개혁 필요"

이창용 총재 퇴임…"통화정책만으로 한계, 구조개혁 필요"

최민경 기자
2026.04.20 10:01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10.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1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루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고 4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구조개혁은 현재진행형인 만큼 앞으로도 한국은행이 교육, 주거, 균형발전, 청년고용, 노인빈곤 등 우리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를 계속 연구해 주시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특히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해 강하게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경제구조의 변화와 함께 통화·재정정책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으로 정책당국의 역할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양자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과거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입에 크게 좌우되던 시장에서 이제는 국내 기업, 개인, 국민연금 등 거주자의 영향도 크게 확대됐다"며 "내국인 해외투자가 내외 금리차뿐 아니라 노동시장, 조세정책, 연금제도,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크게 변동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실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과거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정책만으로 환율을 관리하려 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출생·저성장 문제에 대해서도 "통화·재정정책과 같은 단기 처방보다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노동, 교육 분야 등의 구조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구조에 대해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최근 경기와 외환시장 상황이 일정 부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지만, 동시에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4년 전 취임사에서 '한국은행이 통화·금융정책의 울타리를 넘어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가 되자'고 했는데 그 마음은 지금도 같다"고 말했다.

임기 소회에 대해선 "지난 4년은 우리가 예상했던 범위 안에서의 시간이 아니라, 그 경계를 끊임없이 넘어야 했던 시간"이라며 "취임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됨에 따라 역사상 처음인 두 차례의 빅스텝을 포함해 기준금리를 3.5%까지 끌어올려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금융 불안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의 영향으로 금융안정이 위협받기도 했고, 이후에는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응하던 와중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해 경제가 역성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국내 정치가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급변하고 중동전쟁으로 환율까지 크게 높아졌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들로 우리 경제는 계속해서 시험대 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성과와 관련해서는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금리정책을 통해 주요 중앙은행보다 먼저 2%대 목표 수준으로 되돌린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으로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개선했고, 스무 편이 넘는 구조개혁 보고서를 통해 정책 자문 역할을 강화했다"며 "지난 20여 년간 상승하기만 했던 가계부채 비율을 처음으로 하락세로 이끈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비기축통화국 중앙은행 총재로서 처음으로 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을 맡게 된 점도 의미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중동전쟁이 끝나지 않아 외환·금융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못한 채 자리를 넘기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보여준 위기 관리 능력은 어느 선진국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며 "신임 총재와 함께 외환·금융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결국 중앙은행의 실력이 결정한다"며 "앞으로도 안주하지 말고 목표를 높게 잡고 더 많은 발전을 이루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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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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