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반도체가 효자" 깜짝 성장률 좋긴 한데…2분기 불안한 이유

"역시 반도체가 효자" 깜짝 성장률 좋긴 한데…2분기 불안한 이유

세종=정현수 기자
2026.04.23 14:26

향후 성장률 전망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혼재
중동 전쟁에도 수출은 호조세
소비심리 악화 등 4월부터 전쟁 부정적 영향 본격화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이지혜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이지혜

1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올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워낙 좋았고, 2월과 3월의 수출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 관련 투자도 활발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전망치를 약 2배 웃도는 '깜짝 성장률'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반도체 상황이 예상보다 더 좋았다. 정부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중동 전쟁이라는 불확실성 탓이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7% 중에서 제조업 기여도는 1.0%p다. 서비스업(0.2%p), 건설업(0.2%p), 농림어업(0.1%p) 등과 비교할 때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의 기여도가 압도적이었다. 한은은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이 전체 성장률의 55%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 성장률은 한은 전망을 크게 웃돈다.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했는데, 이를 훨씬 상회한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전망(0.3%)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에서 "1분기 중에는 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증가세가 나타나는 데다 전분기 역성장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상당폭 상회해 1%에 근접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상을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한 배경 역시 반도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 대표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연간 실적을 상회하거나 (연간 실적에) 육박한 수준"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책 효과도 반영됐다고 자평했다. 재정경제부는 "1분기 성장률은 반도체 등 IT 부문 호황에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해 온 정책효과와 중동 전쟁 신속 대응 영향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1분기에 '깜짝 성장률'을 기록함에 따라 연간 성장률 전망치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와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0%다. 최대 변수는 중동 전쟁의 양상이다. 현재로선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돼 있다.

긍정적 요인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다.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4월에도 수출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9.4% 증가한 503억76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부정적 요인은 중동 전쟁의 여파다. 3월 '깜짝 성장률'의 배경 중 하나는 중동 전쟁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영향은 3월 하순부터 반영됐다.

하지만 4월부터 중동 전쟁의 부정적인 영향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졌고, 소비심리는 '비관'으로 바뀌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7.8포인트 하락한 99.2를 기록했다.

따라서 긍정·부정 요인이 어느 정도의 크기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2분기 이후 성장률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부 역시 중요 변수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재경부는 "추가경정예산 신속 집행, 중동 관련 추가 대책 등 중동 전쟁의 경기 영향을 완충하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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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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