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이전지출의 이론적 한계를 크게 상회하는 5조9000억원 가량의 소비 진작 효과를 창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소비 증대 효과를 거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국고에 돌아오는 '순환적 자기보충' 구조로 재정 타당성도 충분하단 설명이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개최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데이터로 검증하다: 정책효과의 실증분석과 향후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소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정책 설계와 핵심 성과: 소상공인 매출 회복의 증거기반 분석'이란 주제로 기조 발제를 진행하며 "이전지출의 이론적 한계(순효과 0)와 해외 사례를 상회하는 순소비 진작 효과, 그리고 순환적 자기보충 구조를 통해 (소비쿠폰의) 재정적 타당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소비쿠폰 1원 집행당 지역 소상공인 실질 매출이 0.433원 추가로 늘어나는 효과가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100만원으로 환산하면 43만원의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기존의 해외 유사 사례가 0.20~0.33 수준으로 조사된 것과 비교하면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결과다.
1·2차 소비쿠폰 지급 규모는 총 13조5200억원으로 소상공인의 순소비 증대 효과는 5조86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5년 10개월 정도의 편익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 시점 이후 재정 투입 금액과 일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소비쿠폰은 이전지출로 이론적 승수효과가 0이다. 특히 리카르도 대등정리에 따르면 합리적 기대를 가진 개인은 '현재 이전수혜'를 '미래 조세부담'으로 인지하고 수혜분을 모두 저축해 미래 납세에 대비한다. 즉 순소비효과가 없단 의미다.
장 소장은 그럼에도 소비진작 효과가 발생한 이유를 △유동성 제약 △사용처·기한 제약 △하후상박 설계로 꼽는다. 저소득층은 미래 소비를 현재로 끌어오는 차입이 제약돼 즉시 소비한단 설명이다. 또 사용처와 기한을 제약해 저축 전환 경로를 물리적으로 차단했고, MPC(한계소비성향)가 높은 계층에 재원을 집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실제 저소득층 소비전환율은 53.2%로 나타났다.
장 소장은 소비쿠폰이 불황기 소상공인 매출을 일시적으로 보전해 '붕괴 임계점' 통과를 예방했다고 봤다. 지역 골목상권·전통시장의 자생력을 유지해 장기 성장경로 훼손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특히 '순환적 자기보충 구조'로 증세 없는 재정 자동회복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소비쿠폰에 투입된 13조5200억원이 별도의 징세 없이 세수를 통해 국고로 재축적되려면 약 25년10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자본 소모가 없는 재정 자동회복으로 '재정적 타당성'이 질적으로 구별된단 설명이다.
다만 장 소장은 이력효과가 소비쿠폰으로 완화된 상황이 유지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자동 달성되는 것으로 간주해선 안 된단 것으로, 정책 목표 차원에서 소상공인의 매출방어(이력효과 예방)가 유지되도록 후속 조치가 필요하단 의미다. 이력효과는 경기 충격이 일시적이지 않고 경제의 장기 균형 경로 자체를 영구적으로 낮추는 현상을 말한다.
장 소장은 "소비쿠폰의 한계·부작용과 함께 재정 지원 방식의 사회적 논의가 '지급 여부'라는 이분법에서 '차등의 정도'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불황기 골목상권·지역 인프라 붕괴로 인한 이력효과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더 클 수 있단 이유에서다.
또 "선제적 방어로 얻는 편익이 재정지출 등 부작용을 상회할 수 있다"며 "특히 '전원 지급'과 '선별 지급'의 이분법에 매몰돼 재정 정책의 핵심인 '차등의 정도'에 대한 논의가 오독돼 이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