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하향 안정화 흐름에도 정부는 3차례 연속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을 결정했다. 중동전쟁 이전 가격과 비교하면 국제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민생안정을 위한 가격안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유가 변동에 맞춰 최고가격제를 낮출 경우 수요관리가 어렵다는 측면도 고려했다.
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오는 8일부터 석유제품 5차 최고가격제가 적용된다. 제품별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이하 리터당)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에 적용되며 주유소는 공급가에 일정 마진을 더해 판매가를 정할 수 있다.
지난 3월13일 최고가격제가 처음 시행될 당시 가격은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결정됐다. 3월27일부터 적용된 2차 최고가격은 1차 대비 210원씩 오른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결정됐고 이후 3차부터 현재까지 3차례 연속 동결이다.
정부는 최고가격 산정시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가격 변동률을 반영하기로 했다.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과도하게 낮은 가격을 유지할 경우 소비절감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동전쟁 초기에는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2차 최고가격은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지난달 9일 3차 최고가격 결정 시점에도 경유와 등유는 인상요인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인상보다 민생안정 측면을 더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
이후 중동전쟁 휴전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움직임 등으로 국제 유가는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중이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4차 최고가격 시행 이후 지난 5일까지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 평균은 배럴당 130.1달러로 직전 2주 평균 대비 5.8% 올랐으며 지난달 고점 대비로는 약 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경유 가격은 평균 169.2달러, 등유 가격은 평균 177.1달러로 직전 2주 평균 대비로는 각각 4.3%, 10.7% 하락했다. 4월 고점 대비로는 31%, 20.5% 조정이 이뤄졌다.
최고가격제 산식에 따르면 국제 유가 변동률을 반영해 최고가격제도 하향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누적 인상요인이 최고가격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만큼 인하요인을 바로 반영하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최근 유가 흐름은 안정적이지만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휘발유와 경유는 약 80~100% 오른 상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휘발유 가격은 2200원, 경유 가격은 2500원으로 추정된다"며 "각각 200원, 500원의 누적 인상 요인이 있었으나 민생안정 등을 고려해 최고가격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일각에서는 생계형 운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유는 동결 필요성이 있어도 휘발유의 경우 수요관리 측면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정부 논의 과정에서 수요관리를 위해 인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다만 휘발유 가격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 그런 부분도 (동결 결정에) 반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