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 들여 개발했는데 4년째 창고에…지구 못 뜨는 아리랑 6호, 왜?

3700억 들여 개발했는데 4년째 창고에…지구 못 뜨는 아리랑 6호, 왜?

박건희 기자
2026.06.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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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하반기 우주항공청] ①
다목적실용위성 6호, 伊 동반 위성 개발 지연에 또 연기…2027년 2분기 발사 예상
발사체 공급 턱없이 부족한 탓 …"자력 발사 능력 갖춰야" 지적

다목적실용위성 6호 개요 및 주요 경과/그래픽=윤선정
다목적실용위성 6호 개요 및 주요 경과/그래픽=윤선정

전천후 지구관측위성 '다목적실용위성 6호'(아리랑 6호)의 발사가 2027년 2분기로 또다시 연기된다. 유럽 발사체 '베가-C'에 동반 탑재하기로 한 이탈리아 위성의 개발이 수년째 늦어지고 있어서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24일 경남 사천 우주청 임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목적실용위성 6호는 당초 올해 하반기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C 발사체를 통해 발사할 계획이었지만, 베가 C에 함께 탑재할 예정이던 해외 동반 위성의 개발 일정이 지연돼 올해 내 발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사 서비스 제공사와 긴밀히 협의하며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지만, 현재로선 발사 지연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임무를 추진할 차선책은 2027년 2분기 발사"라고 했다.

아리랑 6호와 함께 실릴 예정이었던 이탈리아우주국의 인공위성 '플라티노-1' 개발이 늦어진 탓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에도 플라티노-1 개발 지연으로 한 차례 발사가 연기됐다. 당시 아리안스페이스는 플라티노-1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다목적실용위성 6호의 발사를 늦춘다고 우주청에 통보한 바 있다.

다목적실용위성 6호는 정부가 국비 37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전천후 지구관측 위성이다. 2012년 개발을 시작해 이미 2022년 위성체 총조립과 우주 환경시험까지 마쳤지만 4년째 발사하지 못한 채 창고에 보관 중이다.

당초 2022년 러시아 발사체 '안가라'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그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해 취소됐다. 이후 2023년 발사를 목표로 아리안스페이스와 계약을 맺었지만, 베가C의 안전성 문제로 계속해서 미뤄졌다. 지난해와 올해는 동반 탑재 위성의 개발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24일 경남 사천 우주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24일 경남 사천 우주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계약 해지는 어렵다. 오 청장은 "바로 발사가 가능한 다른 발사체를 구해야 하는데, 현재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실상 스페이스X와 아리안스페이스 외에는 대안이 없는 대형 발사체 시장의 여건 때문이다. 스페이스X만 해도 향후 3년 치 발사 계획이 꽉 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위성 수요는 폭발하는 가운데, 정작 이들을 우주로 실어 나를 발사체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오 청장은 "원하는 시기에 이용할 수 있는 해외 발사체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자적인 우주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2022년 2차 발사부터 2025년 11월 4차 발사에 이르기까지 발사마다 약 1~2년의 공백이 있었다. 발사 비용도 1회당 약 1200억원 수준으로 매우 높다. 국내에도 여러 발사체 기업이 있지만, 500㎏ 이하 초소형 위성을 저궤도로 실어 나르는 소형발사체 시장을 주목표로 하는 데다 아직 우주 수송에 성공한 사례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이 원하는 때 원하는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발사체 주권'을 확보하려면 우선 최소 연 1회 반복 발사부터 성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사 비용을 낮추려면 일회용 발사체가 아닌 '재사용발사체' 개발도 필수다. 오 청장은 "향후 더 늘어날 발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중소·대형 등 규모별로 다양한 발사체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재사용발사체 개발을 위한) 엔진 개발에도 착수한 만큼 2030년대 국내 민간 발사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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