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고 싶어도 못 파는 현실입니다. 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합니다."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열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마을 이장들의 간담회에선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불안이 쏟아졌다. 농지를 살 사람이 없고, 농지은행에 내놓아도 처리가 늦어진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송 장관은 이날 이장들을 만나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현장의 불안과 어려움을 들었다. 어떤 농지가 처분 대상인지 설명하고 투기와 무관한 일반적인 사안은 이번 조사결과를 근거로 처분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장들은 농지를 팔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행강제금까지 부담하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하문규 백전면 이장협의회장은 "어떻게 해서 이행강제금 25%를 매기는지, 4년간 100%를 매기고 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농민들은 그 뜻을 몰라서 오해가 많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3대 투기 유형과 농업진흥지역 내 중대한 불법전용을 구분해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처분이 없다"며 "처분이 없기 때문에 이행강제금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고령으로 묵혀둔 농지나 맹지 등 영농이 어려운 농지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설명만으로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전병영 서상면 이장협의회장은 "이미 농민들은 불안하고 불만도 많다"며 "앞으로 이런 정책을 수립할 때는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 불안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송 장관이 설명을 듣고 불안이 해소됐는지 묻자 전 회장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해서 중앙정부에서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고 답했다.
맹지와 급경사지가 많은 함양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박윤섭 마천면 이장협의회장은 "농지은행에서 한다고 하는데 길이 없는 데는 받아주질 않는다"며 "맹지가 많고 급경사 지역이 많아 애로점이 많다"고 말했다.
조사를 돕는 이장들의 부담도 호소했다. 박 회장은 "공무원이 날마다 이장을 찾아오기 바쁘다"며 "전수조사 기간이 짧아서 조금 더 연장해주시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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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은행에 땅을 내놓고도 매각하지 못하는 고령농의 사정도 거론됐다. 박정영 병곡면 이장협의회장은 "저희 마을은 대부분 75세 이상 고령자가 많다"며 "농지은행에 논을 팔려고 내놔도 지금 처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송 장관은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우량농지 이외로 매입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지역 여건에 따라 청년농·전업농이 규모화하는 데 유리한 농지를 먼저 할 수도 있다. 대기 물량이 빨리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해 투기와 무관한 일반적 사안은 이번 조사결과를 근거로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희망하는 농업인에게 적법한 상태로 전환할 기회를 줄 계획이다. 내년에는 농지법을 개정해 농촌 현실과 제도 사이의 괴리를 해소할 방침이다.
송 장관은 "그동안 농지조사의 취지에 비해 조사 이후 농지가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농업인들이 실제로 걱정하시는 사례를 중심으로 정부의 조치방향을 더 세심히 안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