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11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극본 반기리 정소영/ 연출 민연홍)은 실종된 망자들이 모인 영혼 마을인 '두온 마을'을 중심으로 실종된 자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특히 새아버지에게 아동학대를 받다 실종된 하늘이(장선율 분) 에피소드는 엄마를 향해 웃으며 달려나가는 하늘이의 영혼이, 시신이 발견되면서 소천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는 평이다.
어린 시절 실종된 엄마 김현미(강말금 분)를 두온마을에서 만나게 된 김욱(고수 분)의 에피소드와 실종된 딸 장현지를 끊임없이 기다리는 장판석(허준호 분)의 모습도 '미씽: 그들이 있었다'에 공감하게 했다. 또한 독립 운동을 하다 실종된 토마스(송건희 분)의 에피소드, 실종된 연인 최여나(서은수 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준호(하준 분)의 에피소드 등 실종에 관련된 많은 사연을 담으며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시청자들에게 실종 사건의 아픔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게 했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를 연출한 민연홍 PD는 최근 뉴스1과 나눈 서면인터뷰에서 두온마을을 그리면서 중점을 둔 부분과 고수 허준호를 캐스팅하게 된 계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민 PD가 '미씽: 그들이 있었다'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소감을 밝힌다면.
▶'미씽: 그들이 있었다'가 담고있는 캐릭터와 이야기는 정말 따뜻하고 감동적인 내용인데, 기존에 없던 세계관을 배경을 다루다 보니 시청자분들이 어려워 하실까봐 걱정이 많았고 최대한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많은 분들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향후 많은 분들의 가슴속에 따뜻한 햇살처럼 남아있는 드라마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실종자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조심스럽게 다가갔을 부분도 컸을 것 같은데.
▶작가님들이 기획 단계에서 실종자 관련 취재를 많이 하셨는데, 그분들의 아픈 사연들을 듣고, '결국 모든 실종사건들은 진행중인 사건'이라는 점 때문에 가슴이 많이 아팠다. 그래서 더욱 매 사건을 다룰 때 드라마 속 이야기라고 여기지 않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특히 하늘이는 어린 아이고 가정폭력과도 이어져 있어서 더 예민하게 다룬 에피소드다. 이미 한참 전에 대본이 나오고 촬영이 시작된 후에도 뉴스에서 아동학대, 살인 뉴스가 터져 나왔고, 이 부분이 극의 이미지와 겹쳐져 상처가 되지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작가님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촬영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하늘이 이야기는 더 이입하며 찍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환하게 웃으며 엄마에게 뛰어가던 하늘이의 모습 때문에 더 가슴이 먹먹했던 것 같다.
-두온마을이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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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온마을은 사연이 많은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기에 자칫 어둡거나 음울하게 보일 수 있어 일부러 밝고 화사한 곳을 배경지로 정했다. 일반인들에게는 거칠고 깊은 숲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마을인 셈이다. 아픈 영혼들이 두온마을에 머무는 동안이나마 예쁜 것들을 보고 떠나길 원했다. 사람에 따라 두온마을과 영혼들이 보이고, 보이지 않는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영혼들을 다룬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특히 카페 하와이, 차원의 문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현상들, 영혼이 떠날 때의 비주얼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여러 스태프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다.

-고수와 허준호의 케미도 눈에 띄었는데.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신들이 많았고, '투캅스'처럼 둘의 브로맨스 케미가 워낙 중요한 드라마였기에 두 분의 상호작용이 자유롭기를 원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귀를 열고 배우들과 촬영 전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스태프들은 배우 분들이 무대를 더 넓고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실제로 두 분의 아이디어로 새롭게 해석된 장면들이 재미를 더해 주기도 했다. 김욱, 장판석이 만나서부터 지지고 볶으며 너무 빨리 친해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급격히 친해지는데, 두 캐릭터의 자유분방하고 포용하는 성격과 배우님들의 융합 능력이 빛을 발한 것 같다. 실제로 두 분이 식사도 같이 하고 대화도 많이 하고 현장에서는 계속 붙어서 맞춰보고 연구한 덕에 더 자연스러운 장면들이 나온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다.
-고수와 허준호는 어떻게 캐스팅을 하게 됐나.
▶두분 모두 근래에 묵직하고 진지한 캐릭터들을 많이 해왔기에 이 드라마 캐릭터와 얼마나 잘 어울릴지 고민됐다. 고수 배우는 김욱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시려는 파이팅을 미리 느낄 수 있었다. 이후 고수와 함께 미팅, 리딩, 촬영을 하면 할수록 더 단단하게 독특한 캐릭터의 맛에 빠져들었다. 허준호 배우는 복잡한 세계관과 사기, 코미디 연기 등 기존에 잡아 오신 방향에서 큰 변신과 결심이 필요하셨지만 선배님 연기에 대한 믿음으로 덮어놓고 매달렸다. 두 분 모두 화끈한 변신을 해주셔서 시청자분들도 의외의 새로운 모습에 더 신선함을 느끼셨을 거라 생각한다.
-김욱과 장판석은 영혼을 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설정을 어떻게 연출했나.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마임을 해야 하기도 하고,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장면과 배경들을 상상해가며 촬영해야했기에 배우 분들께 최대한 상세히 눈 앞에 보이듯이 설명을 해드리려고 노력했다. 촬영 이후에 편집과 CG로 표현될 부분들이라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드리기도 하고, 대화로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촬영에 임해야 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마임처럼 혼자 연기를 해야하거나, 실제로 두온마을 영혼을 놓고 연기하고, 이후 뺀 상황을 다시 연기하기도 하고, 배우 스탭 모두가 두 배의 노력을 해야했던 상황이 많았다. 감정씬의 경우 한번씩 더 연기하는게 고통스러운 일인데 열연해준 배우 분들께 감사드린다.
-실종 사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저에게도 실종사건의 현재, 그 의미에 대해서 깊이 있게 제대로 깨닫게 해준 작품이었다. 실종사건이 연관된 사람들에게 주는 파장은 지레짐작했던 것보다도 훨씬 컸고, 훨씬 더 아픈 것이라는 것, 그래서 잊지 못하고 현실을 놓아버린 사람도 있고, 오랫동안 깊은 슬픔 속에서 헤어나오려 이제는 애써 잊어내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연들을 하나하나 에피소드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아가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현실 속 실종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만든다면 우리 드라마의 소명은 다 한 것이라고 작가님들과 마음을 맞췄다. '보고싶다'라는 네 글자가 갖고있는 가슴 저린 감정을 이 작품 안에 그려내고 싶었고, 시청자분들도 함께 가슴으로 받아들여 주셔서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하늘이, 현지, 김욱, 결국 모두 아이들이 중심에 있는 사건들이었는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이라 자연스레 그 쪽 사건에 더 감정이입을 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저희가 긴 기간 공들여 찍었던 첫 에피소드 하늘이가 기억에 남는다. 엄마없이 엉엉 울던 하늘이가 욱이 삼촌을 만나 천진난만 마냥 밝아졌다가 마지막 엄마를 향해 활짝 웃으며 뛰던 모습이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습니다. '하늘이는 애기 강아지'라던 멘트가 왜 그리 슬펐는지.
-시청자들 사이에서 최여나 이종아(안소희 분)가 장현지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었는데.
▶사실 저희는 그렇게까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시청자분들의 상상력과 추리의 범위가 엄청 넓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됐다. 댓글을 보면서 '아 저렇게 연관 지었으면 더 재미있었겠다'하고 무릎을 친 적도 있고요. 현지가 두온마을에 없으니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더 다양한 추측과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현지와 여나를 살리자는 의견도 많았는데 극적인 효과를 위해 원래 기획했던 방향대로 진행하게 됐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는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실종된 사람들과 주변의 아픔을 같이 느끼고, 조금이나마 내 일처럼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이 작품이 보탠 작은 에너지로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것만큼 큰 기쁨이 있을까 싶다. 이 드라마를 보시면서 가슴 속에 일었던 뜨거움이 오래오래 남아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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