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직격한 박지성-이영표, 승자없이 막내린 해설 전쟁 [IZE 진단]

홍명보호 직격한 박지성-이영표, 승자없이 막내린 해설 전쟁 [IZE 진단]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6.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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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배했다. 박지성, 안정환 등 2002 한일월드컵 주역들은 홍명보 감독의 전술 부재와 준비 과정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천수와 이을용 등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선수단의 태도를 질타했으며 홍 감독은 경기 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박지성(왼쪽)과 이영표, 사진=스타뉴스DB
박지성(왼쪽)과 이영표, 사진=스타뉴스DB

이쯤되면 ‘참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5일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승패가 문제가 아니다. 내용이 좋지 않았고, 축구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 우려하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예고된 참사를 굳이 겪게 만든 홍명보 감독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는 이유다.

이번 월드컵은 JTBC와 KBS, 두 곳에서 중계됐다. 각각 박지성과 이영표, ‘레전드’로 평가받는 두 명의 전 국가대표가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이영표가 이겼다. 조별 리그 3경기 시청률 모두 KBS가 JTBC에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JTBC를 포함한 중앙 그룹 계열사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대중적 인식이 나빠진 것 등을 고려할 때 쉽사리 이영표의 손을 올리긴 어렵다.

그보다는 "두 사람 모두 결국 패배했다"는 반응에 더 무게가 실린다. 무슨 의미일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졸전을 끝까지 지켜보며 해설하는 건 두 사람 모두에게 곤혹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둘은 홍명보 감독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주역이다. 누구보다 돈독한 선후배 사이였기 때문에 더욱 홍 감독을 향한 그들의 평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남아공전 패배 이후에는 더 이상 속에 담긴 말을 참지 않았다. 그것이 곧 국민들의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 외에도 이제는 은퇴 후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2002 주역들이 일제히 입을 열었다.

박지성의 직격 수위가 특히 높았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언급했다. 당시에도 홍명보가 감독이었고, 한국은 1무2패로 초라하게 조별리그에서 퇴장했다. 박지성은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 팀으로서 득점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경기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면서 "2014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준비 과정이 좋지 않았고 결과 역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지만 32강에 진출한다고 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스타뉴스DB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스타뉴스DB

그동안 말을 아끼던 안정환도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는 중앙일보를 통해 게재한 칼럼을 통해 "월드컵에서 이렇게 답답한 경기가 또 있었을까. 이번 대회 3경기 중 최악이었다. 참혹했다. 아무것도 못했다. 의욕도 없어 보였다.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감독의 영역이라는 전술에 대해서는 "전술? 없었다. 전술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면서 "감독 책임이 맞다. 시대가 변해서 각자 선수들의 개성이 있다고 해도, 결국 팀을 만드는 건 감독이다. 난 이전부터 줄곧 얘기해왔다. 대표팀이 결과를 못 내면 내가 가장 강하게 홍명보 감독을 비판할 거라고. 잘못되면 축구협회도 다 바꾸고 갈아엎어야 한다고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지금 대부분의 화살은 홍명보 감독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을 향한 시선 역시 곱지 않다. 전략·전술의 부재를 넘어, 선수들도 지나치게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현지의 덥고 습한 날씨를 탓할 수만은 없다. 그 조건은 남아공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2 한일월드컵의 또 다른 주역인 이천수는 선수단을 질타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천수(이천수)’를 통해 "왜 대회 나가서 애들이 욕을 먹고 있는지 이해가 안 돼서 너무 답답하다. 왜 욕먹을 짓을 하냐"면서 "우리가 실력이 안 되고 뭐가 안 돼도, 진짜로 열심히 뛰면 팬들은 욕 안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나였으면 온몸에 쥐가 나고 죽을 것 같아도, 내 옆으로 누군가 제치고 들어가면 쫓아가서 팬티를 잡거나 뒷다리를 까서라도 막았을 것이다. 내 앞을 지나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데, 너무 쉽게 제쳐지고 구경만 하더라. 선수들이 월드컵이라는 자리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가대표팀의 일원인 이태석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을용 역시 이천수의 의견에 동조하며 "상대보다 못 뛴다. 못 뛰는데 어떻게 이기나. 열심히 뛰고 나서 지면 누구도 욕하지 않는다. 오늘은 선수들도 반성을 해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영표는 홍명호 감독을 향해서는 다소 말을 아끼는 느낌이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비판한 후 홍 감독과 3년 간 연락이 끊겼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다만 선수들을 향해서는 "이상하게 선수들 움직임이나 몸놀림이 버거워 보였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경기처럼 보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홍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 결과는 감독 책임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책임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인정한 책임을 어떻게 다하는지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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