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산층에도 힘겨운 판교

[기자수첩]중산층에도 힘겨운 판교

김정태 기자
2006.08.28 18:11

대기업 차장인 김모씨(41세)는 판교신도시 2차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고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30평형대 아파트 한채를 갖고 있으나 당장 2억원이상의 거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청약 자체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이다.

대출규제와 세금강화로 아파트를 팔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달 남짓 주어진 계약기간동안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판교 2차 44평형의 분양가는 평균 5억8318만원이지만 채권손실액을 합친 실질 분양가는 8억1718만원. 자칫(?) 당첨이라도 되면 계약금 8747만원과 채권손실액 1억3621만원 등 총 2억2369만원을 당장 내야 한다. 이런 돈이면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 한채를 바로 사고도 남는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정부는 국정브리핑을 통해 판교의 고분양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채권입찰제 도입 취지와 일부 여론의 균형잡히지 못한(?) 비판적 시각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물론 정부가 자칫 '투기판'이 될 수 있는 판교에 대해 고심한 끝에 나름대로 공정한 룰을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김모씨의 경우처럼 어느 정도 자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초기자금조달이 여의치않아 판교 청약을 포기하겠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서 판교를 개발하려는 원래 취지가 뭐였나 하는 희의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또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대거 조성한 임대아파트도 주변 시세보다 높아 버겁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주변지역에서 분양을 준비중 인 민간 건설사들은 판교를 잣대로 분양가를 높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남집값을 잡기위해 기획된 판교가 자칫 수도권 전체 집값을 올려놓을 태세다.

균형을 잃은 비판을 탓하기 전에 정부 스스로 이 같은 문제들을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디테일한 노력'들이 정부의 균형잡힌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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