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용두사미된 집값담합 조사

[기자수첩]용두사미된 집값담합 조사

원정호 기자
2006.09.06 17:54

건교부, 조사중단 방침… "실거래가 공개로 무의미"

"정부가 여론에 밀려 담합을 잡는 시늉만 한 겁니다. 공정거래법상의 법적 처벌을 가하는 등 강력한 제재 수단을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건설교통부가 집값담합 조사를 중단키로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에 '아파트값 거품내리기 모임(아내모)' 운영자 조우영씨의 반응은 냉담했다.

조씨는 이어 "지금도 지역 중개업소의 공동중개 등을 통한 은밀한 담합행위가 여전 합니다. 잘못하면 실거래가가 은밀한 담합을 인정해주는 꼴이 되고 맙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교부는 지난달 14일부터 전국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공개됨에 따라 제재 수단이었던 담합지역 실거래가 공개가 무의미해졌다고 담합조사 중단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 7월부터 운영된 건교부 담합단지 신고센터는 2차례 조사 발표를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장담할 순 없지만 2차례 조사 발표와 실거래가 공개 뒤 담합 신고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등 담합 확산이 어느 정도 방지됐다"며 그간의 운영 결과를 자평했다.

건교부 자평에도 불구, 담합지역 지정이 실효성이 없었던데다 오히려 국민들의 불신만 키운 것 같아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건교부가 무더기로 담합단지를 적발했지만 실거래가 공개라는 '솜방망이'제재에 그쳐 집값 안정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늑장 대처로 주로 변두리 지역을 적발하고 은밀한 담합행위는 발견하지 못한 것도 한계다. 때문에 신고가 줄어든 것은 담합이 근절돼서라기 보다 정부의 담합 대응책에 실망한 원인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를 불과 한달여 앞두고 담합지역 실거래가를 우선 공개한다고 큰소리친 것도 담합 단속이 과시적 행사로 계획됐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한다. 그 효과를 장담못하는 정책으로 인해 그 피해가 정작 주택 수요자나 무주택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건교부는 곰곰히 곱씹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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