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힘들다며 高분양가는 여전

[기자수첩]힘들다며 高분양가는 여전

문성일 기자
2008.07.09 10:45

지난 7일 1순위 청약접수에 들어간 서울 마포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국내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이 건물은 사업 규모나 위치보다도 터무니없이 비싼 분양가 때문에 주목을 끌어 왔다.

실제 이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최고 3500만원대로, 인근 시세보다 배 이상 비싸다. 이는 최근 같은 시공업체가 서초구 반포동에서 선보인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건설업계 추산으로 미분양 주택 물량이 전국 25만가구를 넘어섰다. 연일 이어지는 고유가 속에 원자재 가격은 1년새 배 이상 뛰는 등 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체들마다 자금압박에 시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자체 어음을 할인받으려 해도 높은 할인율은 물론 별도의 수수료를 얹어줘도 거부당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때 잘나갔던 일부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올 여름을 넘기지 못할 것이란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시장을 둘러싼 현재 분위기다. 공사 물량이 줄고 분양시장이 완전히 침체되면서 업체들의 어려움도 더욱 커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고통은 그동안 정부가 단행해 온 각종 규제가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건설업체들도 스스로에 대해 돌이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위 '경기 좋을 때'는 돈벌이에만 급급하다가 막상 어려움이 닥치자 무조건 정부에 "규제를 풀어 달라"는 식의 요구도 이율배반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잘 나갈 때 대비 좀 하지, 뭐한 것이냐"라는 지적도 결코 틀리지 않다.

마포 주상복합의 사례를 보면 적어도 "건설업체들의 어려움 호소가 진실성이 어느 정도냐"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시공업체의 경우 "분양 일정을 늦추기로 했다"며 연막을 편 후 그 사이 고분양가로 분양승인을 받는 교묘함을 보이기까지 한 사실은 업체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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