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틀려도 좋으니 1주일 내 온천개발 프로젝트의 도면 초안을 제시해달라."
지난 25일 월드건설 '용문테스크포스팀(TFT)'에는 조규상 회장(사진)의 특별 지시가 떨어졌다. 용문TFT는 조경 토목 영업 설계 담당자들이 최근 모여 만든 사내 임시조직.
경기 양평 용문면 신정리 용문산 일대 14만9000㎡를 온천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한 밑그림을 짜고 있다. 회사 소유의 온천지 배후 임야 27만㎡도 수목원으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개발이 완료되면 용문산 일대는 대형 워터파크로 거듭날 전망이다.
월드건설은 하반기 내 컨설팅 용역을 거쳐 세부 설계안을 정할 방침이다. 내년 첫삽을 뜨기 위해서다.
사실 조 회장의 온천개발 지시가 내려지기까지는 15년 넘는 세월이 걸렸다. 그는 회사 설립 초기인 90년대 초반 이 일대를 사들였다.
신생 월드건설은 이후 90년대 후반 김포와 파주 등지에서 사업비 800억원 규모의 아파트를 지으며 이름을 알려나갔다. 2000년대 들어서는 5000억원 규모의 동수원지구 분양 대박을 터뜨리며 중견주택사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수도권에 집중되던 사업영역을 대구와 부산 울산 등 영남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아파트사업에 재미를 보는 사이 온천 개발의 꿈은 까맣게 잊혀졌다. 2001년 이 일대가 온천지구로 지정됐고 자연환경보전지역에 묶여있던 땅의 활용이 가능해졌으나 개발 착수에는 엄두를 못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증가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들어 신규 수주가 전무하다시피 해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자 묵혀뒀던 '온천 개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온천 개발에서 위기의 돌파구를 찾은 월드건설이 중견주택사로서의 명성을 지속해나갈지 시장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